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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수사 발표, 검찰총장 힘빠질 때까지 늦춘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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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검찰의 김건희 여사 수사결과 발표가 늦춰질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뿐 아니라 명품백 수수 의혹도 당분간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전해집니다. 검찰 안팎에선 한달 여 남은 이원석 검찰총장 임기를 의식한 조치라는 얘기가 돕니다. 김 여사 사건 처리에 원칙을 강조한 이 총장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시간끌기라는 해석입니다. 대통령실의 제2부속실 설치 작업 착수도 검찰 수사발표 일정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당초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는 이달 안에 마무리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얼개가 간단한데다 수사의 마지막 단계인 김 여사 조사가 이뤄져 검찰이 사건을 신속히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용산에서도 김 여사 의혹을 빨리 털고 가자는 바람이 컸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엔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명품백 실물도 대통령실로부터 제출받았는데, 사용 흔적이 없었다는 감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검찰이 수사 결과를 언제 발표해도 이상하지 않은 셈입니다.

하지만 변수로 등장한 게 이 총장과 서울중앙지검 간의 갈등입니다. 이 총장이 김 여사 조사 방식에 불만을 나타내고 사건 처분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총장은 지난 25일에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에 무혐의 처분 방침을 정할 경우, 이 총장이 보완 지시나 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검찰 주변에선 서울중앙지검이 이런 점을 의식해 수사결과 발표를 늦추려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 총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만큼 발표 시기를 조절하자는 복안입니다. 이 총장의 임기는 9월 15일까지지만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발표되면 사실상 수사 지휘를 하기 어려울 거라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통상 신임 검찰총장 지명은 8월 중순에 이뤄진 게 관례입니다. 서울중앙지검으로선 이 총장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무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려할 개연성이 높아 보입니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지연 정황은 달라진 태도에서도 확인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실을 소속기관에 신고했는지도 살필 방침이라고 하는데, 검찰의 종전 행태로 보면 이례적입니다. 그 말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신고는 했는지, 신고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본인에게 확인해야 하는데 실제 그럴지는 의문입니다. 명품백 수사를 8개월이나 미루고, 김 여사 조사는 겉치레로 한 검찰의 빈약한 수사 의지로 볼 때 시간을 끌기 위한 방편이라는 의심이 듭니다.

김 여사가 '전주'로 연루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명품백보다 더 늦어질 개연성이 높습니다. 이 사건 역시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로 걸림돌이 치워졌지만 관련 공판이 9월 12일로 잡혀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검찰이 이 사건의 항소심 결과를 보고 최종판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건데, 차기 총장 몫으로 넘기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 설치 작업 착수 소식도 검찰 수사 결과 발표와 연관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습니다. 대통령실 직제 개편과 인선 시작 소식이 검찰 수사 막바지에 나온 게 석연치 않다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김 여사 수사 결과 발표 시기에 맞춰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를 공식 발표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검찰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을 때 여론의 반발이 커질 것을 우려해 타이밍을 조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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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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