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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명품백 '계속 수사', 검찰 최악의 시나리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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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의 마지막 변수로 꼽히는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계속 수사' 권고가 나올 가능성이 법조계에서 제기됩니다. 김 여사에 대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명품백을 건넨 최 목사를 기소 또는 불기소했을 때의 파장을 꺼려 계속 수사라는 유보적 입장을 취할 공산이 크다는 주장입니다. 이 경우 김 여사에 대한 신속한 무혐의 결론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려는 검찰 계획에 일대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처리와 맞물려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최재영 수심위'는 최 목사 본인이 피의자인 사건을 다루는 것으로 외견상으로는 김 여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김 여사와 별개로 최 목사의 범죄 혐의를 두고 진행되는 절차인데다, 명품백을 받은 김 여사에 대한 처벌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 목사와 김 여사는 명품백 등을 주고받은 당사자여서 동전의 앞뒷면처럼 사건 처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선 윤 대통령에게 직접 불똥이 튈 수도 있습니다.

주목할 건 최 목사 수심위는 '계속 수사' 권고 여부도 판단할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이달 초 열렸던 김 여사 사건 수심위가 김 여사의 기소·불기소 권고 문제만 심의했던 것과는 대비됩니다. 최 목사가 수심위를 열어달라고 신청할 때부터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한 게 반영된 것으로, 이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최 목사는 검찰이 미리 결론을 정해놓은 듯한 유도신문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합니다. 최 목사는 수심위에서 이런 점을 내세워 검찰 수사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소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 나오는 '계속 수사' 관측은 이를 비롯한 최근의 상황에 터잡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심위는 최 목사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를 논의하는데 어느 것 하나 기소 또는 불기소 권고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최 목사 주장을 받아들여 명품백 전달이 청탁에 해당된다고 기소 권고를 하면 검찰의 무혐의 판단은 뿌리부터 흔들립니다. 김 여사도 기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는데다, 윤 대통령이 금품수수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에 대한 형사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윤 대통령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임기 중에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지만 수사 촉구 목소리가 커질뿐 아니라 그 자체로 정치적 타격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수심위가 최 목사에 대해 청탁금지법을 비롯한 여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권고 결론을 내려도 논란은 마찬가지입니다. 검찰이 최 목사를 손보기 위해 억지로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청탁금지법은 무혐의, 다른 혐의는 기소 권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에 대한 민심 악화도 수심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거란 견해도 적지 않습니다. 명품백 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사실상 무혐의 결론이 알려진 것과 동시에 김 여사의 '광폭 행보'가 시작됐습니다. 보수층에서조차 사과 없는 김 여사의 외부 활동 재개에 부정적 반응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심위가 기소나 불기소 권고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려 하지는 않을 거라는 해석입니다. 결국 김 여사 수심위와 다른 위원들로 구성된 이번 수심위는 이런저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수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추론입니다.

검찰로서는 수심위의 '계속 수사' 권고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검찰이 수심위 권고를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를 무시하고 사건을 무혐의로 마무리짓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대적인 보완수사를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수사과정에서 불거졌던 '출장 조사' 등 특혜 논란이 다시 부각될 수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봐주기'였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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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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