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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무혐의'를 만든 사람들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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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분 걸림 -

검찰이 '디올 명품백'을 받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를 확정하면서 이런 결론을 이끈 당사자들에 관심이 쏠립니다. 지난해 11월 명품백 수수 동영상 보도로 의혹이 제기된 이후 국면마다 검찰과 국민권익위, 대통령실은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는 여러 혐의로 수사를 받는 반면, 정작 디올백을 받은 김 여사는 무혐의된 것을 납득할 국민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실체 규명은 '김건희 특검'에 달린 상황에서 무혐의를 이끈 이들도 언젠가 심판대에 설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에서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이끌어온 책임자는 대표적인 '친윤' 검사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검 대변인을 지내면서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현 정부 들어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수사하던 성남지청장으로 재직한 뒤 전주지검장으로 승진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 등을 지휘했습니다. 이런 이력만으로도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김 여사 수사 지휘부를 전격교체하면서까지 이 지검장을 발탁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지검장은 김 여사 조사 과정에서도 잦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를 제3의 장소로 소환하는데 반대한다는 뜻을 누차 밝혔는데도 대통령경호처가 관리하는 부속청사에서 비공개소환 조사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전에 이 총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아 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었습니다. 이 총장이 김 여사 '출장 조사' 보고 누락 경위 파악을 지시하자 수사 끝날 때까지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신임을 뒷배삼아 이 총장 지시를 대놓고 무시한 하극상과 다를바 없습니다.

명품백 의혹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인 이원석 검찰총장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 총장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제기된 뒤 반년 가까이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했습니다. 그대신 검찰총장 임기내내 전 정권 인사들과 야당 의원, 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들만 줄기차게 수사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하자 슬그머니 태도를 바꿔 "법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김 여사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습니다.

이 총장은 김 여사 '출장 조사' 논란이 불거지자 대국민사과와 함께 "남은 수사와 사건처분에 있어 헌법원칙이 실현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공념불에 그칠 공산이 큽니다. 이 총장이 명품백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직권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지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회의가 열린다해도 명분쌓기에 불과합니다. 퇴임까지 채 한 달이 남지않은 만큼 어떤 지시나 발언을 해도 무게가 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검찰 수사에 앞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면죄부를 준 권익위 고위간부들도 행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권익위는 지난 6월 윤 대통령 부부 해외순방 날에 맞춰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제재규정이 없다"며 종결처분을 내렸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를 봐주기 위해 무리하게 법과 규정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거셌습니다. 이런 결정을 주도한 이는 윤 대통령의 대학동기인 유철환 위원장과 대학·검찰 후배인 정승윤 부위원장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명품백 사건을 담당했다 죽음에 이른 권익위 국장이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도 그즈음입니다.

무엇보다 김 여사 명품백 무혐의에 가장 앞장 선 이들은 윤 대통령 부부입니다. 윤 대통령은 사건 초기부터 이 의혹을 '몰카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일찌감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김 여사는 여태껏 명품백 수수에 사과조차 않은채 외부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온갖 해괴한 논리와 주장으로 사실을 은폐, 축소해왔습니다. 검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명품백 의혹을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명백한 범죄 행위를 덮는데 기여한 이들에 대해서도 엄정한 단죄가 필요해 보입니다.

[안혜리의 시선] 이게 나라냐, 복지부 보면 나오는 한숨

의정갈등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집니다. 중앙일보 안혜리 논설위원은 특히 추석을 앞두고 전국 응급실이 하나둘 파행을 겪는 '진짜 위기' 앞에서 문제없다는 한가한 소리만 늘어놓는다고 질타합니다. 복지부가 그간 의정갈등에 내놓은 대책은 진짜 해결책이라기보다 국민 눈속임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 칼럼 보기

[메아리] 아리셀 참사, 두 달이 풀지 못한 과제

아리셀 리튬전지 화재사고 발생 두 달이 됐지만 문제 해결은 요원합니다. 한국일보 이왕구 전국부장은 참사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이면서 중소 제조업 노동시장의 병폐인 불법 파견 문제는 전혀 진척이 없다고 따집니다. 법적 책임은 인력공급 업체에 있다고 주장하며 합의를 종용하는 아리셀은 말할 것도 없고, 당국도 무심하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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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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