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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언론장악 기술자'라더니 도처에 파열음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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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후 방송과 포털 등을 겨냥한 '언론 통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는 양상입니다. KBS 사장 선임 절차가 중단된 상태고, 가짜뉴스 근절 대책을 둘러싼 규제기관 내부의 반발 움직임이 표면화됐습니다. 포털 장악 의도를 의심받고 있는 정부의 다음 축구 '클릭 응원' 강력 대응은 당국의 헛발질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놓고 여권 일각에선 이동관 방통위의 일처리가 매끄럽지 않고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사장 선임 파행 사태는 취임 직후부터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에 총력을 기울인 이동관 위원장에겐 큰 타격입니다. KBS 이사회는 지난 6일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와 일정을 결정하지 못한채 폐회했습니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여권 추천 이사와 사장후보 1명이 잇따라 사퇴하며 빚어진 것으로, 공영방송 사장 선임이 중단된 것은 전례가 없습니다. 혼란의 원인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채 친여인사를 '낙하산'으로 앉히려한 데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방송계에서는 신문사 기자출신인 이 위원장이 KBS 내부 사정을 모른채 사장 교체를 밀어붙인 게 화근이라고 봅니다. KBS 출신이 아닌 인사에 대한 반대 정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여권 이사들의 이반을 자초했다는 겁니다. 당초 KBS 사장 교체에 찬성했던 보수 성향의 KBS 노조가 친여인사 선임에 반대 성명을 내며 돌아선 게 이를 입증합니다. '답정너'식 속도전이 사장 선임절차를 졸속으로 만들고 혼란을 불렀다는 지적이 여권에서도 나옵니다.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역점을 두고 있는 이른바 '가짜뉴스 규제'도 벽에 부닥쳤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 팀장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은 최근 방심위의 가짜뉴스 규제가 언론·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집단으로 밝혔습니다. 방심위 팀장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2008년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내부 구성원들조차 가짜뉴스 규제 폭주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방심위는 민간 독립기구이지만 이 위원장 취임 후 방통위의 하명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가짜뉴스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방심위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강조했습니다. 방심위는 그 직후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심의대책 발표' '가짜뉴스 심의 전담센터 출범' 등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언론계에선 이 위원장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하는 가짜뉴스 규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다 방심위 내부의 반발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당국의 전방위 공세도 방통위의 자충수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번 사태는 이 위원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긴급현안보고를 하고, 곧바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범부처TF 구성을 지시하면서 커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한 네티즌이 '축구 응원 주작중'이라는 제목의 글을 이미 띄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다음 운영사 카카오 측이 자체 조사를 통해 내놓은 분석 결과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위원장이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직무유기고, 알고도 '반국가세력의 여론조작'으로 몰아간 것이라면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언론정상화' 계획에 차질을 빚자 이 위원장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애초 이 위원장을 발탁한 게 과거 MB정부에서의 언론 통제 능력을 인정해서인데 기대에 못미치지 않느냐는 겁니다. 소리만 요란했지 실속은 없는데 대한 불만이라고 합니다. 권력을 앞세운 언론 통제는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여권의 미세한 균열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박래군의 인권과 삶] 한국판 '베버리지 보고서'를 만들 수 없을까

사회복지 제도의 바이블과 같은 '베버리지 보고서'가 지난해 발표된지 80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돼 출간됐습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이사는 당시 상황과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사회보장의 궁극적 목적을 '궁핍의 해소'로 잡은 건 인상 깊다고 말합니다. 불평등과 재난 등 큰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사회는 언제쯤 이런 보고서를 만들 수 있을지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 칼럼 보기

[김영희 칼럼] 얼마나 더 여성을 모욕할 건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줄행랑' 사태가 많은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한겨레신문 김영희 편집인은 더 충격을 받은 건 그가 말끝마다 출신을 내세우는 언론계와 여성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여가부 장관 후보를 지명한 건 여가부에 대한 노골적 무시를 넘어 '여성의 능력'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개탄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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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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