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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 날리면' 진위 여부 미궁 빠질 듯

이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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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분 걸림 -

법원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바이든∙ 날리면' 논란 규명을 위해 외교부에 음성 감정을 제안해 감정이 이뤄질지가 관심입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9일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음성 감정을 제안했는데, 외교부는 "추후 답변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소송 당사자인 외교부는 사실상 위탁 소송을 한 대통령실과 수용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조계에선 음성 감정으로 사실을 가리기가 쉽지 않은 데다 소송 당사자 적격 논란으로 진위 여부는 결국 미궁에 빠질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음성 감정 수용을 놓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정을 수용하자니 만에 하나 '바이든'이 맞다는 판정이 내려질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습니다. 감정 과정에서 또다른 논란인 '이XX'라는 비속어의진실도 드러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발언의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국내에선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이 분출하고 국제적으로도 윤 대통령 얼굴에 먹칠을 하는 셈입니다.

음성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쏟아질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바이든 발언이 사실로 밝혀졌을 때의 후폭풍을 꺼려 몸을 사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습니다. 외교부와 대통령실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외교부가 감정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런 추측의 배경에는 전문가들이 실제 음성 감정을 했을 때 '감정 불능'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반영한 것입니다.

감정 불능 가능성은 바이든∙  날리면 사태 초기부터 제기됐습니다. 당시 음성 분석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음성이 담긴 파일을 자체 AI 프로그램으로 분석해봤는데 결론을 단정짓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합니다. "강한 파열음으로 바로 들리는 'X팔려'만이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음성, 음향을 분석해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만큼 말의 맥락을 따지는 게 합리적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음성 감정을 맡게 될 기관의 신뢰성도 난관입니다. 음성인식 분야에서 가장 공신력을 인정받는 곳은 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체적인 전문 인력과 분석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범죄 수사를 지원하는 조직이라는 점과 정부 기관으로서 편향성 시비 논란으로 감정을 맡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 관련 기관이 아닌 다수의 사설 업체가 있기는 한데 신뢰성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음성 감정의 벽을 넘더라도 소송 당사자 적격성이 남습니다. 언론 보도로 피해를 봤다면 논란의 발언을 한 윤 대통령이 당사자인데, 외교부가 윤 대통령을 대리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19일 재판에서 외교부는 이에 대한 입장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했지만 법조계에선 적격성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습니다. 실제 대법원은 2012년 "국가의 피해자 적격을 폭넓게 인정할 경우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역할을 제한할 수 있다는 등의 우려를 들어 제한해야 한다"는 판례를 남긴 바 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런 점을 들어 외교부의 음성 감정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소송 당사자 부적격 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봅니다. 법원으로서도 진위 여부가 명쾌하게 밝혀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를 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법원의 부적격 판단이 내려지면 재판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종결됩니다. 그럴 경우 논란이 된 단어의 진실을 아는 사람은 오로지 윤 대통령이 되는 셈입니다.    

[아침을 열며] 원희룡 장관, 그렇게 살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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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프리즘] 박대출 의장님, '윤석열' 말고 '윤' '尹'도 검색해보세요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네이버에서 윤석열 키워드를 치면 비판적 기사만 뜬다고 주장한 것은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포털의 검색 기능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엉터리 주장입니다. 한겨레신문 이승준 오픈데스크팀장은 포털을 바로잡을 생각이라면 조회수와 수익 창출을 위해 선정적이고 편견을 강화하는 '나쁜 콘텐츠'를 양산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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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한국일보 전 주필. 198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편집국장, 수석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습니다. 만 35년 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12월 퇴사했습니다. 오랜 기자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사회 현안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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