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추락시킨 국격만 되살려도 성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인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윤석열이 무너뜨린 '정상외교'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윤석열은 지난 3년 간 해외순방 때마다 국격을 실추시키는 언행으로 국민들에게 수치심을 안겼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념에 매몰된 '가치외교'는 차치하고라도, 국가정상으로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품위와 태도조차 갖추지 못해 한국의 대외적 이미지를 훼손시켰습니다. 12·3 비상계엄으로 반 년동안 중단됐던 정상외교 복원에 나서는 이 대통령으로선 실추된 국격을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가 놓인 셈입니다.

윤석열은 취임 첫해부터 숱한 외교적 논란을 빚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한달 뒤 독일에서 열린 G7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건 '외교참사'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두 해 연속 초청받은 것과 비교되면서 구설에 올랐습니다. 윤석열은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회의에도 초청받지 못했는데, 외교무대에서의 낮은 평가 등이 이유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틀 만에 G7 개최국인 캐나다로부터 초청을 받은 것과도 대조됩니다.

외교무대 데뷔도 논란으로 얼룩졌습니다. 첫 해외 순방인 나토 정상회의 때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룩 악수'로 외교적 무시를 당했다는 지적을 받은 데 이어 나토 사무총장과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잇달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윤석열의 존재감이 그만큼 빈약했다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 해외 방문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패싱 논란과 '바이든-날리면' 발언으로 대형사고를 냈습니다. 윤석열의 자질 부족과 의전 등 사전 준비 소홀 등이 겹쳐 국민들은 굴욕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취임 2주가 채 안돼 해외방문길에 오르는 이 대통령으로선 윤석열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회의를 준비한 인력 대부분이 윤석열 정부 사람들이어서 이재명 외교안보라인 참모진과 손발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은 의전 실수 하나가 큰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고위급 외교경험이 많지 않아 발언에 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윤석열의 해외 순방 외교를 망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김건희의 부적절한 행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첫 해외순방 때 민간인을 1호기에 동승시킨 것을  비롯해 나토 순방 중 리투아니아에서의 명품 쇼핑, 동남아 순방 당시 캄보디아 어린이 사진 연출 의혹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명품백과 주가조작 등 국내에서의 여러 의혹이 외국 언론에 보도되는 등 국제적 망신을 사자 윤석열이 해외 방문 때 김건희를 대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 G7 정상회의를 통해 첫 공식 외교 활동을 시작하는 김혜경 여사도 이런 사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 여사의 '배우자 외교'도 시험대에 오르는 셈입니다.

해외 순방을 막 시작한 이 대통령으로선 윤석열 임기 내내 불거진 잦은 해외 순방과 과도한 예산 논란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석열은 취임 후 2년 동안은 거의 매달 해외 순방을 했지만, 비난이 커지자 3년 차인 지난해에는 다소 순방을 자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용에 있어서는 역대 대통령들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써 도마에 올랐습니다.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와중에 기존에 편성된 예산으로 모자라 수백 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해 나랏돈을 물쓰듯 한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윤석열 정부 시절 한국 외교는 심각한 '대통령 리스크'에 허덕였습니다. 윤석열이 그간 외국에 가서 얻은 것이라곤 국격의 실추와 따돌림 그리고 말실수가 전부였습니다. 외교의 주체는 대통령입니다. 다른 분야는 전문가를 발탁해서 맡기면 되지만, 외교는 그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으로 위기에 놓였던 한국의 민주주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실추된 국격을 회복시키는 것만으로도 첫 해외 순방의 의미는 충분해 보입니다.

[정영오 칼럼] '똘똘한 한 채' 해결하려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값이 연일 상승곡선을 그어 우려를 자아냅니다. 한국일보 정영오 논설위원은 지금의 현상은 똘똘한 한 채 때문에 누적돼 온 서울 집값 상승 압력이 폭발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가격 상승세가 뚜렷한 지역에 대해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 구역 지정 등 쓸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동원해 불부터 꺼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이대근 칼럼] 이재명 앞 경고 신호

이재명 정부의 출범 초기 평가가 비교적 우호적입니다. 경향신문 이대근 칼럼니스트는 문제를 처리할 줄 아는 행정가적 면모와 능력주의 인사 방침, 실용주의 등이 기대감을 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 보이지 않는 견제와 균형 기능을 되찾아야 성공한 정부가 되는데, 바람직하기로는 민주당과 권력 감시 기구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