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표까지 돌아서나, 여당 초비상
신임 의협 회장이 총선에서 여당 심판 의사를 밝히면서 의사들 표가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입니다. 정치권에선 그간 대체로 보수 성향인 의사들이 국민의힘 계열 정당을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특히 의사들이 다수 거주하는 여당의 텃밭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1일 대국민담화에서 2000명 증원에 유연한 입장을 제시할 거라는 전망이 제기되지만 의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일 거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연일 여당에 대한 총선 심판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총선에선 그동안처럼 여당을 일방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궤멸 수준의 타격을 언급했습니다. 의석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실제 의협 내부에서는 다양한 선거 캠페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 당선인은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낙선 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협 회장의 여당 응징론은 차치하고라도 현장에서 의사들의 윤석열 정부 심판 정서는 생각보다 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들 단체대화방에선 "문재인 정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차라리 민주당을 찍자"는 주장이 적지 않습니다. "조국혁신당을 찍어 윤석열 정권을 혼내주자"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기권표를 던지자는 권유도 많다고 합니다. 어느 경우든 국민의힘으로선 악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권에선 의사 개개인의 표에 가족과 이해관계자 등을 포함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합니다. 현재 의사 수는 14만 명 정도인데 이들이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100만 표는 족히 넘을 거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입니다. 의사들 상당수는 현재 친구와 친지 등에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는 상황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수백, 수천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구가 많은 터라 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그동안 유리한 것으로 여겨졌던 '앙지'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울 강남 지역과 부산 해운대, 경기 분당 등 의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최근 이들 지역 여론조사에선 선거 판세가 크게 출렁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라는 게 여당 내부의 분석입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국민의힘에선 의대 증원 규모에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특히 주요 접전처에서 강세를 보이던 후보들이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자 해결책 촉구에 앞장서는 상황입니다. 분당갑 후보인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연일 의대 2000명 증원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대통령실에 의대 증원 조정 문제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은 겉으론 2000명 증원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선거 판세가 워낙 안 좋아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1일 발표하는 대국민담화가 주목됩니다. 여권 안팎에선 의료계와 대화 테이블에 의대정원 증원 조정 문제도 논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의대 증원 피로감으로 인한 중도층 이탈에 이어 의사들의 반발 표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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