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없었으면 윤석열 구속도 없었다

윤석열이 풀려난지 넉달만에 재구속되면서 "특검은 이러려고 한 것"이라며 속시원하다는 반응이 쏟아집니다. 내란 특검이 수사 개시 20일 만에 속전속결로 윤석열을 구속시키는 데 성공하자 '사법 정의'가 살아났다며 반기는 모습입니다. 얄팍한 '법 기술'을 동원해 수사기관을 농락하던 윤석열에게 법의 엄중함을 일깨우고, 내란·외환 혐의 규명에 한 발 더 나아갔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연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김건희 특검'과 '채 상병 특검'도 특검의 존재감과 효능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입니다.

무엇보다 윤석열 재구속은 왜 특검을 해야 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입니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파면 후에도 특별대우를 받아왔습니다. 부하들이 모두 구속된 상황에서 홀로 풀려나 거리를 활보했습니다. 만약 특검이 없었더라면 여전히 윤석열은 태평하게 산책을 다니고 음식점을 찾아다니고 있을 겁니다. 윤석열을 풀어준 지귀연 부장판사의 재판 진행 태도로 보면 적어도 1심 재판이 끝나는 연말까지 이런 모습이 이어졌을 공산이 큽니다. 상식 파괴와 법치 모독에 국민들은 불면의 밤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기세등등하던 윤석열의 기를 꺾어놓은 것도 특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윤석열은 그간 체포와 수사, 탄핵 등 모든 과정에서 절차를 일일이 문제삼는 등 법 위에 군림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검찰과 경찰, 공수처 수사를 회피하며 수사기관을 무력화시켰습니다. 하지만 조은석 내란 특검은 다양한 수사기법을 동원하며 압박해 윤석열을 자포자기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범죄자 윤석열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인 게 주효했습니다. 특검이 아니었다면 윤석열은 여전히 특별대우를 받으며 '정치 투쟁'에 몰두하고 있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윤석열 측근들의 변심도 특검의 효과입니다. 내란 특검이 윤석열에 대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었던 데는 강의구 전 대통령 부속실장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진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때 비서관을 한 강의구는 윤석열 수족으로 불리고, 김성훈은 윤석열에 충성을 맹세한 심복입니다. 이전까지 꿈쩍도 않던 이들은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대세가 기울었다고 직감하고 윤석열에 등을 돌렸습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8일 재판에서 "깊이 후회한다"며 증인신문을 포기한 것도 내란 특검의 위세에 눌려서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서 윤석열 지지자들의 기세도 한풀 꺾였습니다. 당초 윤석열 극렬지지자들은 영장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지만, 참가자는 수백 명에 불과했습니다. 주말마다 열리던 윤석열 지지 광화문집회는 지난달부터 중단됐고, 서초동 윤석열 자택과 법원 주변 시위도 한산한 모습입니다. 재판에서 이기기는 힘들다고 생각한 윤석열은 법원 바깥에서 강성 지지층이 압박해 주기만을 바라지만, 이런 분위기는 급격히 식어가는 상황입니다.

특검의 성과에 힘입어 내란 세력을 단죄하는 특별법 제정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란 종식을 위해 발의한 '내란특별법'에는 범여권 정당을 포함해 100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별법은 내란범 사면·복권 제한과 지귀연 재판부 대신 내란재판 전담특별재판부 설치, 국민의힘을 겨냥한 '내란범 배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차단'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내란 세력을 온전히 처벌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됩니다.

내란 특검에 발맞춰 다른 특검들의 속도도 빨라지는 양상입니다. 특검팀은 8일 윤상현 의원의 국회의원실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윤석열 통화녹취가 공개된 지 무려 1년 만입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김선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출국금지됐습니다. 검찰 수사 체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입니다. 게다가 채 상병 특검팀은 9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소심 재판에 대해 항소취하를 결정했습니다. 이 모든 게 특검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세 특검의 신속하고 단호한 수사는 지체된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과정입니다. 특검의 활약을 기대하고 응원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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