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폐지됐어도 검찰이 놓지 않으려는 것
검찰, 대검 과학수사부와 범죄정보기획관실 존치 입장
향후 직접수사 부활 가능성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구심
정부여당, 공소청 재수사기관으로 변질 가능성 차단해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권이 박탈된 검찰이 수사와 관련한 핵심 조직은 지키려고해 배경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검찰이 유지하려는 조직은 대검의 과학수사부와 범죄정보기획관실인데, 그동안 검찰의 직접수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대검 과학수사부는 문서·영상과 유전자정보(DNA) 등을 전문적으로 감정·분석하고, 이른바 '범정'으로 불리는 범죄정보기획관실은 각종 범죄 정보를 수집하는 부서로 검찰 수사의 뼈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검찰이 향후 직접수사로의 회귀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검찰은 공소청 체계에서도 대검 과학수사부의 존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더라도 보완수사 요구나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과수부의 감정·분석 기능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과학수사부의 심장격인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는 공소청에 반드시 남겨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포렌식센터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비견될 만큼 세계적인 포렌식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다른 기관에 넘길 수는 없다는 겁니다.
반면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공소청에 포렌식센터 등 과학수사부의 인력과 편제를 남겨둘 경우 직접수사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고 말합니다. 검칠의 논리는 수사기관에서 넘어온 증거를 그대로 믿을 수 없으니 공소청이 자체적으로 교차검증을 해야 한다는 건데, 이는 사실상의 '2차 수사'에 해당한다는 얘깁니다. 검찰 주장대로 '교차검증'이나 '보완감정'이 필요하면 외부 공인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하면 되는데 굳이 조직과 인력을 존속하려는 건 조직 보존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이를 놔둘 경우 공소청이 수사기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합니다.
일각에선 대검 과수부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국과수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뿐 아니라 디지털증거 통합분석 플랫폼인 '엔디파스'도 다른 수사기관으로 분산하거나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엔디파스는 2024년 불법적인 휴대전화 정보 통째 수집‧보관이 드러난 대검의 클라우드망 '디넷'의 확장판이라는 논란을 불렀습니다. 과학수사 인프라는 공소청의 독점이 아니라 모든 수사기관이 투명하게 공유하는 인프라로 재편돼야 한다는 게 법조계와 시민사회의 일관된 견해입니다.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의 존속도 우려됩니다. 범정기획관은 각종 범죄 정보 및 사회 관련 동향 등을 수집해 검찰총장에 보고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렸습니다. 범정기획관실에서 수집한 정보는 총장에게 보고됐고, 총장은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일선청에 수사를 지시하는 등 '인지수사'의 시발점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 기능이 대폭 축소됐으나 윤석열 집권 후 조직과 기능이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당시 이를 주도한 것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었습니다.
검찰 수사권 폐지 국면에서 범죄정보기획관실의 역할은 이전보다 축소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2월 검찰 간부 인사에서 대검 범정기획관이 다른 곳으로 전보발령된 뒤 후임이 공석인 상태입니다. 서울중앙지검도 대검의 '범정'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에 착수할 단서를 발굴하는 기능을 했던 '수사정보과'에 대해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선 검찰이 공소청 전환 후에도 최소한의 범죄정보·첩보 수집 기능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애기가 나옵니다.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완전 폐지된 상황에서 검찰청이 간판만 바꾼 채 이전의 직제,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건 경계해야 할 대목입니다. 공소청에 대검 과학수사와 범죄정보 수집 기관이 존속하는 게 이에 해당합니다. 이들 조직을 남기면 우회적인 직접 수사에 동원되거나 향후 수사권 부활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건 합리적 의심입니다. 공소청이 재수사기관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일찌감치 차단하는 게 정부여당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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