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패배' 후과 치르는 이재명 정부

용산공원 개발과 그린벨트 해제, 오세훈 서울시장 반대로 난항

오 시장, 기후위기와 후속세대 내세우지만 정치적 의도 의구심

내년 초 예상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패하면 더 수렁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승패가 달린 주택 공급이 출발부터 삐걱대는 가운데, 서울시장 선거의 중요성을 새심 실감했다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나옵니다. 정부의 ‘8·13 공급대책’ 핵심이 용산공원 개발과 그린벨트 해제인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반대로 난항에 빠져서입니다.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을 탈환했더라면 "닥치고 공급하겠다"던 정부의 속도전에 탄력이 붙을 수 있었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부동산 민심을 잡지 못하면 내년 4월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또다시 패배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정부가 처한 딜레마는 서울 주택 공급난은 중앙정부 단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정부가 공급의 핵심 수단으로 생각하는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과 강남 외곽의 그린벨트 해제 계획은 서울시의 협조 없이는 원활한 진행이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용산공원 개발은 특별법 제정으로 가능하지만 기반시설 조성과 각종 인허가 같은 실질적인 현장 실행 권한은 서울시가 쥐고 있습니다. 그린벨트 지정·해제도 국토부 장관 권한이지만 지자체의 도시계획 협조 없이는 난개발로 이어질 우려가 큽니다.

절차적 문제 외에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드는 것은 오 시장이 내세운 명분입니다. 오 시장은 어린이정원 부지 활용 에 반대하는 이유로 기후위기와 후속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들었습니다. 그는 18일에도 국무회의에서 참석해 "기후변화 속에서 녹지 면적을 최대한 관리하는 것은 서울시장의 의무"라고 했고, "용산공원 부지를 후대에 물려줄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기후위기와 미래세대를 외면하는 세력이고, 자신은 이에 맞서 기후와 청년들을 지키는 존재로 프레임화하는 모습입니다. 기후와 미래라는 진보적 어젠다를 보수 정치인이 선점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된 셈입니다.

오 시장의 과거 행적을 보면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 시장은 2년 전 윤석열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방침을 밝히자 처음에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다 적극 협조로 돌아섰습니다. 이 조처로 강남 서리풀 일대 그린벨트가 해제돼 2만 가구의 주택 공급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당시 오 시장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둘러댔습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를 도와 해결하는 것이 차기 대권 주자인 오 시장에게 '유능한 해결사'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계산이 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논리라면 지금도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이 불안한 상황에서 오 시장이 그린벨트 해제와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 적극 협조하는 게 이치에 맞습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오 시장이 자신이 처한 사법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나옵니다. 기후 문제 해결에 힘쓰는 모습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얻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온 명태균 여론조사 재판의 물꼬를 돌리는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라는 추측입니다. 국민의힘이 오 시장과 손잡고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와 공급 대책을 거세게 비판하는 것도 정치적 의도를 짐작게 하는 대목입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만약 민주당이 이겼더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의 주택 공급은 정부와 서울시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녹지 공간 보존은 필요하지만, 심각한 도심 주택난 해소를 위해 녹지 공간 훼손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개발 검토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서울시장이 민주당 소속이었으면 이재명 정부와 협의를 통해 녹지 보존과 주택 공급의 균형추를 맞출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 등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도 진작에 해소됐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문제는 이런 악순환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주택 공급을 원활히 추진하지 못하면 서울의 부동산 여론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마당에 내년 4월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더라도 민주당의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다시 서울시장이 될 경우 주택 공급 등 서울의 부동산 문제는 해결이 요원하고, 그 책임은 오롯이 이재명 정부에게 돌아갈 게 명확합니다. 내후년 총선과 2030년 대선에도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장을 내준 후과가 실로 막대합니다.

[아침햇발] '검-언-정' 엘리트 카르텔은 지치지 않는다

수사권이 폐지된 검찰이 과학수사부와 범죄정보수사기획관실 유지를 고집해 논란입니다. 이재성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검찰이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저항할 수 있는 이유는 검찰 주장을 합리화하고 증폭해주는 언론과 전문가, 정치 쟁점화해 대신 싸워주는 국민의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간 번번이 검찰개혁이 실패했던 게 바로 이 '검언정 카르텔'의 전폭적 지원 덕분이었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경제직필] 물러나도 좋아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도 적지 않습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이 보유보다 거주를 중심에 놓은 것은 방향 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국민의 수용성을 감안하면 적절히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거주 중심이라는 큰 원칙은 유지하되, 이동이 잦은 국민에게 억울함을 만드는 조항은 걷어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