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는 왜 '투표율 조작'이 없을까

6·3 지방선거 투표율 허위 입력 수작업 과정에서 발생

투표율 입력시스템 전산화한 사전투표에선 문제 없어

부정선거론자들의 '사전투표 음모론' 주장 힘 잃어

선관위 직원들의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 허위 입력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사전투표에서는 이런 사례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에 관심이 쏠립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지방선거 투표율 조작이 지역 단위가 아니라 중앙선관위 지침에 따른 조직적 행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관위 직원들이 직접 투표자 숫자를 입력하는 방식이 부정 행위를 초래한 원인일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입니다. 사전투표는 이와는 다릅니다. 수작업이 아니라 전산화가 돼있어 시간대별 투표율이 자동으로 기록, 보고되는 시스템이어서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없습니다. 전산화 여부가 투표율 조작 여부를 가른 셈입니다.

본투표 투표율 집계는 투표소 현장의 선거관리인이 매시간 투표자 수를 파악해 읍면동 기초선관위에 보고하면 기초선관위에서 숫자를 입력하고 시군구단위 선관위에서 이를 취합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투표자 수는 투표용지가 몇장 줄었는지로 확인하는데, 이렇게 파악된 숫자는 전화나 문자로 보고됩니다. 기초선관위 직원들은 여러 투표소에서 숫자를 보고받고 시스템에 숫자를 입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입력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관위 직원들이 손으로 입력하다보니 애초 오류나 부정수정 지시가 얼마든지 끼어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중앙선관위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 6·3 지방선거 당일 '큰 오류가 아니면 추후보고에서 투표자 수를 가감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작업으로 투표자 수를 입력하다보니 오류가 자주 생기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선관위 측도 "이미 공개됐던 투표자 수가 줄게 되면 의혹이 제기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투표자 수를 오입력하거나 수정하면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논란이 커질 수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투표율 입력시스템을 전산화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처리해온 데 있습니다. 사전투표의 경우 2014년부터 투표율 입력을 비롯한 전과정에서 전산화가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사전투표는 투표소 현장에서 투표용지 발급에 맞춰 투표자 수가 서버에 자동으로 집계됩니다. 이렇게 집계된 투표자 수는 자동으로 기초선관위를 거쳐 시군구 선관위에 기록, 보고됩니다. 선관위 직원들이 손으로 입력할 필요가 없으니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투표율이 잘못 집계될 여지가 없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 투표율 집계에 전산화를 도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없습니다. "그동안 운영해온 수기입력 보고 방식을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언론에 답한 것이 유일합니다.부정선거론자들이 선관위가 사전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자 수를 조작한다고 주장하자 본투표도 함께 휘말릴 것을 우려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투표율 수기 입력이 실시간 투표율을 왜곡해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선관위의 안이한 행태가 선거관리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율 허위 입력' 논란을 근거로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는 건 사실에 맞지 않는 억지 논리입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확인된 것은 전산화가 된 사전투표가 더 공정하고 흠결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장 대표의 주장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사전투표 폐지 주장에 편승해 이득을 보려는 정치적 의도로 풀이됩니다. 책임있는 제1야당 대표라면 터무니없는 부정선거론에 동조할 게 아니라 본투표에도 전산화를 도입하자고 요구하는 게 마땅합니다.  

부정선거론자들은 그동안 사전투표 부정론을 줄곧 제기해왔습니다. 투표율을 문제삼더니 최근에는 개표 과정에서의 부정 의혹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재검표가 진행된 46건 가운데 당락이 뒤집힌 사례는 한 건도 없습니다. 6·3 지방선거 후에도 4곳에서 재검표가 진행됐지만 결과가 뒤집어진 곳은 없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부실선거 논란을 촉발시킨 투표용지 부족 사태도 사전투표가 아닌 본투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사전투표 음모론은 이제 힘을 잃을 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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