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이 아니라 '정치'를 하는 조희대

헌법상 부여된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 무력화는 정치 행위

사법권 독립 명분삼아 대법원을 사유화한다는 비판 제기

보수 진영에 존재감 보이려는 정치적 야심 의심하는 시각도

대법관 인선과 관련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사법'이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헌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인데, 애초 대통령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제청하는 그간의 관례를 깬 것은 조 대법원장입니다. 재제청 요구 거부가 헌법상 부여된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을 무력화한다는 점에서도 정치 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대법원장이 사법권 독립을 명분삼아 대법원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법조계에서도 나옵니다.

이번 사태는 조 대법원장이 7개월 동안 대법관 제청을 미루다 돌연 대통령에게 일방적 서면 제청을 한 것이 발단입니다. 대통령이 대법관들의 성별·경력·가치관 등의 편중을 피하기 위해 대법원장에게 협의를 요청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따른 당연한 과정인데, 조 대법원장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전례없는 '대통령 패싱 제청'의 이유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설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원인을 제공해놓고는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를 사법부 독립 침해로 몰아가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모순되는 행위입니다.

사법부를 자신의 전유물로 여기는 듯한 조 대법원장의 인식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케 합니다. 삼권분립 차원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 제청권을 존중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대통령이 헌법·법률적으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구속되는 건 아니라는 게 다수 헌법학자의 해석입니다. 그런데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상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장이 제청을 하면 대통령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재제청을 할 수 없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대법관이 대법원장에 종속된 존재라는 인식하에서만 가능한 태도입니다.

헌법적 근거를 명분으로 재제청을 거부하는 조 대법원장의 행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도 정치적입니다. 윤석열 정권에서 임명된 조 대법원장은 3번의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에서 모두 윤석열과 직접 만나 협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의 뜻을 한번도 거스른 적이 없습니다. 후보 추천부터 제청까지 걸린 기간도 평균 열흘 정도로 초고속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첫 대법관을 제청하는 데 7개월이 걸렸고, 그것도 한명에 그쳤습니다.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조 대법원장이 차별적으로 대응한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처음부터 이 대통령을 국가 지도자로 인정하려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지난 대선 직전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이례적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판결에서 그런 일단이 드러났습니다. 헌정의 근간인 민주적 권력 창출 과정에 대법원이 개입하고 심지어 유력 후보에 대한 주권자의 선택권마저 빼앗으려는 '사법 쿠데타'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벌어진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침묵, 내란 피의자 윤석열 석방과 재판 지연 등 고비마다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사법권 독립'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회피했습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조 대법원의 행태는 '황제 대법원장'으로서 존재감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법조계에서 나옵니다. 자신에게 반기를 들 수 있는 대법관은 배제하고 보수 성향 일색의 대법원을 만드려는 계산이라는 겁니다. 내란에 침묵하고 대선에 개입한 비정상적 대법원 구성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입니다. 정치적 행보엔 과감하고 국민을 위한 신속한 재판엔 나 몰라라 한 채 대법원 사유화에만 골몰하는 모양새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와 끊임없는 힘겨루기를 하는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야심을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의 패싱 제청과 재제청 거부 등 일련의 행위가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든 시기와 일치하는 데 주목하기도 합니다. 보수 진영에 헌법을 수호하고 이 대통령과 맞서는 장면을 각인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실제 보수 야권과 보수 언론에선 조 대법원장의 언동에 초점을 맞추고 적극 옹호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이런 의구심은 조 대법원장이 퇴임하는 내년 6월이 되면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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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빅테크들이 주장한 AI 속도조절론이 전 세계를 흔들었습니다. 오철우 한밭대 강사는 속도조절론이 기대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빅테크들의 전략적 계산이 숨어있다는 의심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빅테크들이 주도적으로 위험을 정의하고 규제 기준을 정하는 식으로는 넓은 공감을 얻기 어려우니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열린 공공의 장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