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재판 뒷걸음질 치자, 윤석열이 돌변했다
윤석열, 내란 항소심에서 이재명 정부 공격하며 기세등등
최근 내란 관련 재판에서 법원의 잇단 무죄 판결에 고무
국회 계류중인 내란 혐의자 '사면 제한법' 조속한 처리 필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5일의 항소심 재판 최후진술에서 이재명 정부와 여당을 향해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윤석열은 "권력의 교만이 극에 달했다"며 조작기소 특검법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하며 날을 세웠습니다. 지난해 내란 재판 1심 최후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에 대부분을 할애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윤석열뿐 아니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현 정부를 '암 덩어리'에 비유하며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내란 사건 재판에서 법원의 잇단 퇴행적 판결과 여권의 지지율 하락에 편승해 기세등등해졌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윤석열의 오만한 행동과 법원의 내란 단죄 의지 퇴색에 제동을 거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시민사회에서 제기됩니다.
윤석열 등 내란 주요 피고인들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보인 행태는 이전과는 180도 달랐습니다. 윤석열은 재판이 끝나자 방청석의 지지자들에게 "여러분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고 특검에도 박수 쳐 달라"며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의 1심 결심공판에서 특검 수사를 "이리떼들의 내란 몰이"이라며 맹비난했던 것과는 달리 여유를 보였습니다. 김용현은 재판을 마친 뒤 방청석을 향해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리고 엄지를 추어올리며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전 재판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마치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들처럼 득의양양했습니다.
내란 피고인들의 돌변은 최근 법원이 내란 관련 재판에서 잇따라 비상식적 판결을 내린 것과 궤를 같이 합니다. 법원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관여 혐의 항소심에서 1심보다 형량을 무려 16년 깎아준 데 이어 일명 '햄버거 회동'으로 내란에 가담한 전직 군인들에게 무더기로 무죄 선고를 내렸습니다. 현재까지 내란 관련 혐의로 1심 판단이 나온 피고인 31명 가운데 12명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상부의 명령을 따른 경우 내란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일반 시민도 알 수 있었던 것을 내란 지휘관들이 몰랐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런 일련의 판결은 우연이 아니라 법원의 기류가 바뀌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등 노골적인 정치 행각이 일부 판사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옵니다. 사법 규범의 혼란을 틈타 법원 일각이 정치적 판결로 동조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겁니다. 한편에서는 내란에 대한 법원의 솜방망이 판결이 조 대법원장이 받고 있는 내란 관여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여당이 추진중인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에서 핵심 안건이 비상계엄 당시 사법부의 내란 동조 의혹인데, 관련 재판을 통해 미리 법적으로 선을 그으려 한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대통령 재직 때 조희대를 대법원장에 임명한 윤석열은 사법부의 이런 동향을 재빨리 파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란 사태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변화하는 상황을 틈타 자신에게 최대한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할 가능성이 큽니다. 윤석열이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사를 처벌하고 사법부 수장에게 모욕을 주고 탄핵하겠다고 한다"고 말한 데서도 이런 의도가 드러납니다.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고 조희대 사법부를 측면지원함으로써 법원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내란 형량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깔려있습니다.
윤석열이 이재명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정치적 셈법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보수 야권에서는 총선과 차기 대선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태입니다. 당장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되면 윤석열 사면 주장이 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권까지 교체된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집니다. 윤석열이 끊임없이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에 구애의 메시지를 내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윤석열과 내란 핵심 피고인들이 재판정에서 보인 행동은 정치와 권력 생리에 민감한 동물적 감각의 표출인 셈입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윤석열의 망상에 제동을 걸려면 현재 계류중인 내란 관련자 사면 제한법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내란·외환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사면을 할 수 없도록 하되, 국회 재적 의원 5분의 3의 동의를 얻은 경우에는 사면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원내 1당이 되더라도 윤석열 사면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됩니다. 윤석열은 12·3 내란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진솔한 반성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궤변을 넘어 법정에서 오만하고 기세등등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엄중한 단죄와 함께 정치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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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언론의 고질적 논란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따옴표 보도'입니다. 정연우 세명대 명예교수는 이른바 취재언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는 따옴표는 오늘날 한국 언론에서 언론이 져야 할 확인과 검증의 책임을 회피하는 방패막이로 남용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합니다. 단적으로 유시민 작가와 같이 영향력이 있는 인물의 정치적 발언을 보도할 때 진영 간 공방의 단순 소재로 소비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