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혁신당이 꼭 해야 할 것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지방선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두 당의 합당이 단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선거용 정치공학에 머문다면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서입니다.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합당의 명분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6·3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은 지방선거 제도 개혁에 있다는 게 시민사회의 목소리입니다. 최근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헌금 의혹으로 인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방선거 개혁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정치권에선 지방선거 전 양당의 합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 정청래 대표의 당내 의견 수렴 절차 소홀에 따른 비판이 크지만 합당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여권 지지층에서 지방선거 전 합당에 동의하는 여론이 상당한 게 현실입니다. 청와대도 당무개입 논란을 의식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지만 일찌감치 합당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집니다. 독자생존의 위기감이 컸던 혁신당도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합당 조건 등을 둘러싼 양당의 샅바싸움이 있겠지만 모든 신호가 통합 쪽으로 향해 있는 건 분명합니다.
관건은 가치와 명분입니다. 과거 전국 선거를 앞두고 추진된 정당 간 합당에는 언제나 선거용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특히 이번 합당은 1990년 보수 3당 합당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초거대 집권당 추진에 야권의 일방주의와 국회 독주 프레임이 가동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범진보진영의 '정권 재창출'만 강조해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자칫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불신과 냉소만 악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불식시키려면 지금 왜 합당이 필요하고, 명분·비전은 무엇인지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진보진영에선 지방선거 제도 개혁을 돌파구로 제시합니다. 양당 합당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되는 만큼 현행 제도의 문제점 개선을 미래 비전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혁신당은 그동안 거대 양당이 독점하는 정치구조를 혁파하겠다고 강조해왔습니다. 민주당도 윤석열 내란 사태 수습 국면에서 국민의힘 해체 등 정치권 전반의 개혁과 변화를 주장했습니다. 이런 마당에 양당이 손잡고 지방선거 개혁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면 선거뿐 아니라 지방정치를 살리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 개혁의 구체적 방안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논의를 통해 의견이 모아진 상태입니다. 최근 원내∙외 8개 정당과 259개 시민단체는 비례성∙다양성∙대표성을 높이는 쪽으로 이번 지방선거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여러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전환, 광역의원 비례비율 확대, 단체장 결선투표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방안은 최근의 공천 헌금 사태로 당위성이 더욱 커지는 양상입니다. 비민주적인 지방선거 제도가 '공천 헌금' '공천 장사'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에서입니다.
민주당은 개인적 일탈로 규정했지만 강선우, 김병기 사건은 여전히 공천 헌금이 관행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2004년 총선과 2006년 지방선거에서 돈으로 공천을 사려고자신에게 접근해온 사례들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지방선거 때 공천장사를 해서 자기 정치 비용과 총선 비용을 마련하는 국회의원들이 여야에 부지기수로 있다"고도 했습니다. 지역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공천권을 무기로 돈을 요구하고, 공천을 받으려는 이들은 상납하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게 이번에 확인된 셈입니다.
민주당과 혁신당 합당이 지분 나눠먹기로 비쳐서는 어떤 성과도 거둘 수 없습니다.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공천 헌금 사태가 없던 것처럼 치를 수는 없는 일입니다. 현재 국회에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돼 있지만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양당 합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면 현행 지방선거 공천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국민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정치 개혁 공동 비전을 내놓는 게 마땅합니다.
지명 철회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남긴 파장이 작지 않습니다. 황세원 일in연구소 대표는 부자들이 원하는 건 단지 경제적 능력만이 아니라 바로 '신분'이라고 말합니다. 보통 사람과의 사이에 확실히 선을 그어줄 차이를 원하고, 돈으로 못 사는 것들을 얻어내는 능력이 그 차이를 증명한다고 믿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남은 질문은 다음 후보로 누구를 고를 것이냐고 질문을 던집니다. 👉 칼럼 보기
[뉴스룸에서] 6.3 지방선거, 정치판에 큰 시장이 열린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강선우 의원이 지방선거 공천 비리 등으로 사법처리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김태규 한겨레신문 사회부장은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으로 상징되는 2003년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정치권이 많이 깨끗해졌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합니다. 거대 양당의 공천을 따내려는 예비 후보들의 쟁투가 예상되는 6.3 지방선거가 우려된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