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는 질 수밖에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 보류로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제청 거부를 피하기 위해 조 원장이 의도적으로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조희대가 청와대 의중을 거스르고 후보를 독단적으로 제청할 경우 이 대통령이 거부하면 사실상의 불신임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은 더불어민주당의 대법원장 탄핵 추진 동력을 키울 가능성이 높아 가뜩이나 입지가 좁아진 조희대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조희대가 어차피 질 수밖에 없는 무모한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조희대는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지 3주가 지나도록 후임자 임명 제청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4명을 제청 후보로 추천한 상태입니다. 조희대는 자신이 원하는 대법관 후보를 청와대가 수용하지 않고, 대신 다른 후보를 염두에 두는데 불편해 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을 최대한 행사하겠다는 의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통령의 임명권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행사돼야 한다는 법조계와 학계 다수의 견해와 배치되는 행태입니다.
헌법 104조는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있습니다. 대법원장에게 후보 제청 권한을 부여했지만, 인사의 최종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런 시각에서 대법원장이 특정 후보를 제청했더라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할 권한이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그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는 없지만, 조희대도 이런 사정을 알고 제청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조희대의 버티기는 윤석열 집권 직후의 대법관 인사 당시 상황과도 판이합니다.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은 후임 후보에 이른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대법관 후보권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자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대법원장이 이들을 제청할 경우 윤석열이 임명을 거부할 거라는 사실을 보수언론에 흘렸고, 결국 김 대법원장은 진보 성향 후보들을 최종 명단에서 제외시켰습니다. 당시 대법관 인사를 둘러싼 갈등은 대법원장의 후퇴로 열흘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3주 넘게 이어지는 조희대의 막무가내식 행위가 얼마나 이례적인가를 보여줍니다.
대통령이 나서지 않더라도 조희대가 밀어붙인 후보가 관철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대법관은 국회 인준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조희대가 제청한 후보를 부결시킬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제청 거부든, 인준투표 부결이든 조희대의 뜻이 이뤄질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행태는 현재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요건을 채우기 위해 서명을 받고 있는 범여권 의원들을 자극해 조희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큽니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 폐지는 오랜 사법개혁 과제입니다. 지난 20대 국회에 설치됐던 헌법개정특위는 '제왕적 대법원장' 해체를 위해 제청권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유신헌법으로 시작된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제도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뿐 아니라 대법원장이 법원장 등을 줄세우는 데 악용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대법원을 동등한 합의체가 아닌 대법원장 주도의 재판부로 변질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대안으로 거론된 게 대법원장이 아니라 대법관추천위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내용입니다.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 혁파를 위해 법원행정처 폐지를 추진하는 민주당에서 앞으로 헌법 개정시 유념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번 대법관 인사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이뤄지는 대법관 인사로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청와대로서는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기존 대법원 구성에 변화를 주길 원하는 게 당연합니다. 이런 마당에 조희대가 사법부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독단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건 과도한 욕심입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중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후보를 제청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법관 공백이 길어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조희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이란 침공이 그간 미국이 보인 전형적인 '침략 방식'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과거의 침략들과 달리 이번 사태는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이윤 창출을 위협하고 미국이라는 종주국과 지역적 후국들 사이의 간극을 더 벌려놓았다고 진단합니다. 하위 파트너들을 위험에 빠뜨린 트럼프의 미국은 스스로 패권국 지위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합니다. 👉 칼럼 보기
[아침햇발] 어떤 '진보인권 법률가'들이 빠진 함정
공소청,중수청 법안이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검찰개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재성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은 검찰 수사와 기소의 완벽한 분리는 가지 않을 수 없는, 가야만 하는 헌법의 길이라고 말합니다. 내란 사태를 맞아 헌법 정신에 맞게 온전히 분리하지 않는다면 미래의 또 다른 헌법 파괴를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