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진짜 레드팀' 할 수 있을까

김 대표, 이 대통령과 친밀도 배경으로 국정 현안에서 여당 주장 관철

용혜인 후보자 거취와 '공소취소,연임개헌' 문제, 가감없는 직언 필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짜 레드팀'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취임 초부터 당내 여론을 청와대에 전달하며 돌파구를 만들어온 김 대표가 청문 정국과 호르무즈 파병 등의 악재를 둘러싼 여론을 조율하며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정국의 뇌관으로 남아있는 공소취소나 연임 개헌 문제에서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가 지지층 내에서 나옵니다.

김 대표에 대한 레드팀 역할 주문은 이 대통령과의 친밀도를 기반으로 합니다. 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최측근 참모를 맡아온 김 대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는 상당한 정도라고 합니다. 실제 김 대표는 이 대통령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김 대표는 정국 현안을 놓고 청와대 참모는 물론 이 대통령과 자주 접촉하며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전의 정청래 대표 때와는 달리 적어도 청와대와 당의 소통에 있어서 만큼은 긴밀하고 원활한 협조 체제가 갖춰진 셈입니다.

김 대표의 존재감은 최근 인사와 정책 등 주요 국정 현안에서 여당의 주장이 관철되면서 도드라졌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이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 진보 진영에서 거부감을 갖고 있던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총재 임명 재고를 요청해 조만간 수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아끼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를 건의한 것도 김 대표였는데, 이 대통령은 건의를 전해듣고 곧바로 김 전 실장 사의를 수용했다고 합니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대폭 손질과 이에 앞선 보완수사권 폐지 때도 김 대표가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건의해 이뤄졌다는 후문입니다.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당장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처리가 시험대에 올라서는 분위기입니다. 정확한 진위는 알 수 없지만 김 대표는 용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에 '오보'라고 부인했습니다. 이어 청와대가 원칙적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증실패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치는 용 후보자 지명철회를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게 청와대 입장인 반면, 김 대표는 대통령과 민주당의 동반 지지율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용 후보자 거취 문제를 오래 끌고 갈 수도 없다는 현실적 고민이 있습니다.

용 후보자가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용 후보자 거취 논란은 여권의 최대 악재가 됐습니다. 청와대는 청문회까지는 용 후보자에게 기회를 주자는 입장이지만 아직 청문회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입니다.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일정을 늦추며 국면 장기화를 노리는 모양새입니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 청문회는 다음주로 합의했으면서도 유독 용 후보자 논란은 추석 밥상에 올리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도 2주 이상을 용 후보자 의혹으로 정국이 뒤덮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김 대표가 청와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인 셈입니다.

김 대표가 풀어야 할 또다른 현안은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입니다. 아직 정부의 입장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지지층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파병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파병 방침이 정해지면 국회 동의 과정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의 지지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결정적입니다. 정부의 외교·안보 결정을 뒷받침하는 한편, 범진보 진영 반발에 당내 반대론까지 조율해야 하는 김 대표로서는 난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이라크 파병 동의안 표결로 여권 분열이 극에 달했던 전례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김 대표는 7일 국회 연설에서 "민심을 (대통령에) 직언하고 책임있는 집권당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 본인이 이재명 정부의 '레드팀'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공언한 셈입니다. 김 대표 연설중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대목입니다. 여권 일각에선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적 정신'을 언급한 것이 이 대통령 연임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시사한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김 대표의 강점은 조율 능력입니다. 이 대통령에게 민심을 직언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현안을 조율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느냐에 여권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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