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제' 개편도 역풍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한 가운데, 장특공제 손질이 여론에 미칠 영향이 관심입니다.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은 장특공제 조정을 '세금폭탄론'이라는 해묵은 프레임을 씌우며 조세저항을 부추기는 모습입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 이슈를 '한강벨트' 등 수도권 표심을 자극하는 소재로 삼아 지방선거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세는 실상을 과장한 '공포 마케팅'에 불과해 장특공제 개편에 따른 역풍은 불지 않을 거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의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은 팩트부터가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장특공제는 보유와 거주를 분리해 각각 1년에 4%씩 공제율을 상향조정해 10년이 지나면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이 대통령은 장특공제와 관련해 지난 18일 X에서 "장기거주 양도세 깎아주는 제도는 따로 있다"며 비거주 보유에 대한 공제만 콕 집어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장특공제 개편이 1주택 비거주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도 국민의힘에선 1주택 실거주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오도하고 있습니다.

장특공제의 대상이 소수의 고가주택에만 적용된다는 점도 세금폭탄 주장의 허구성을 보여줍니다. 현행 법에는 주택 양도가액이 12억원 이하인 1주택자의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도록 돼있습니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공동주택(1585만 가구) 가운데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공동주택(48만 가구)은 3%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보수 언론에선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12억원으로 서울 아파트 보유자 절반 이상이 장특공제 폐지 사정권에 포함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비거주 여부는 따지지도 않고 전국 대다수 지역과는 동떨어진 서울지역 통계를 동원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모양새입니다.

부과되는 양도세를 따져보면 실상은 더 분명해집니다. 주택양도세는 양도가액 12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부과되는데, 그마저 장특공제 대상이 되면 실제 내는 세금은 매우 적습니다. 한 예로 8억원에 산 집을 16억원에 판 경우 양도세는 12억원을 초과한 4억원에 대해서만 부과됩니다. 여기에 10년 보유·거주 기준의 장특공제를 적용하면 80%를 공제받고 다른 공제까지 포함하면 최종적으로 내는 양도세는 500만원에 불과합니다. 집을 팔아 8억원을 벌었는데 세금은 수백만원 내는 셈입니다. 장특공제가 양도차익이 클수록 혜택이 많은 고가 주택 보유자들에게만 유리한 제도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런 현실은 장특공제 개편이 여론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을 낳습니다. 2026년 현재 서울의 경우 자가 보유 비율은 전체의 48.1%이고, 무주택 가구는 51.9%로 남의 집에 사는 비중이 3.8 퍼센트나 더 높습니다. 이 비율은 일반주택이나 다세대연립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어서 아파트 자가 보유 비중은 더 낮습니다. 주택 가격이 낮은 지방은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아파트 가격 하락을 갈망하는 시민들이 더 많다고 봐야 합니다. 아파트 하향안정화에 기여할 장특공제 조정을 반대하는 사람보다 지지자들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안정화 조치가 이재명 정부에 긍정적이라는 것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이 대통령이 올해 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 방침을 밝혔을 때 찬성률은 60%를 넘었습니다. 지난해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부정평가가 훨씬 높았지만 올들어서는 확연히 달라진 양상입니다. 이 대통령에게 부정적 평가를 보냈던 20·30대에서도 부동산 정책 등의 영향으로 긍정 평가 우세로 돌아섰습니다. 세금 등의 수단을 통해서라도 부동산 가격을 확고히 잡으면 서민, 중산층 지지가 급상승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하향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보유세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합니다.부동산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낮출 뿐 아니라 조세형평성 차원에서도 가야 할 방향이라는 겁니다. 그러려면 우선 애초 취지와 달리 '똘똘한 한 채' 현상과 자산 양극화를 키워온 장특공제를 현실에 맞게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은 과거처럼 시장변동성에 밀려 깜짝카드처럼 내밀어선 안 됩니다. 일관성 있는 과세원칙을 제시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 조세저항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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