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호 와해', 4가지 시나리오
취임 100일을 넘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당내에선 '조기 낙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일각에선 지방선거 전 '장동혁 지도부'를 사퇴시키고 비대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내년 2월 설명절 전'이 데드라인으로 언급되면서, 여러 사퇴 시나리오가 당 안팎에서 돌고 있습니다. 최고위원 줄사퇴와 의원 총회 결의, 친윤과 중진 의원들의 태도 변화,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성토 등이 거론됩니다. 장 대표가 마이웨이 우파 행보를 바꾸지 않을 경우 중도퇴진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장동혁 체제가 와해되는 가장 확실한 신호는 최고위원 줄사퇴입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이 사퇴하면 비대위로 전환하게 됩니다. 현재 선출직 최고위원은 '반탄파' 3명(신동욱·김민수·김재원) '찬탄파' 2명(양향자·우재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도부가 해체되려면 찬탄파만으로는 안 되고 반탄파에서 2명 이상이 이탈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럴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극우적 행보를 보이는 김민수를 제외하고 서울이 지역구인 신동욱과 TK를 기반으로 한 김재원은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의 견해가 분출되는 의원 총회가 그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계엄 1년을 맞아 계엄 사과와 윤석열과의 절연이 필요하다는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25명이지만 개별적으로 사과에 동참한 의원까지 포함하면 소속 의원의 과반인 60명에 달합니다. 게다가 나머지 의원 가운데 장동혁 체제에 절대적인 신임을 보내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관망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언제든지 반장동혁으로 돌아설 수 있는 의원들이 수십 명에 이르는 셈입니다. 절반을 훨씬 넘는 의원들이 의원 총회를 소집해 장동혁 사퇴를 촉구하게 되면 장 대표가 버티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 주목할 것은 친윤 세력과 중진 의원들의 동향입니다. 원조 친윤인 윤한홍 의원의 지난 5일 '똥 묻은 개' 비판은 당 내부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장동혁을 당 대표로 만든 당사자격인 친윤 세력의 이반 움직임이 표면화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당내 주류를 이루는 친윤이 비대위 체제로 입장을 굳히면 장동혁 체제 와해는 시간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중진 의원들의 기류도 심상치 않습니다. 초재선 의원들의 계엄 사과 성명에 침묵했던 중진 의원들도 최근엔 동요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민의힘은 '중진들의 힘'으로 불릴 정도로 전통적으로 중진들의 입김이 강한 터라 이들이 저울추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4선 이상은 19명, 3선 이상은 15명으로 숫자만으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반발도 변수가 될 여지가 상당합니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이런 상태로는 지방선거에서 다 죽는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양상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미 계엄 사과와 중도 확장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며 장 대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국민의힘 이름으로 지방선거 출마를 예정하는 수천명의 지원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수도권 후보들이 앞장서서 장 대표를 간판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일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장 대표는 '소통'을 통해 출구전략을 찾겠다는 구상이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장 대표는 지난 6일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저만의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꿋꿋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과 일체화를 선언한 메시지가 정당하고, 이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장 대표가 이달 말 열리는 보수 성향 유튜버들의 단체인 '대한민국 자유유튜브 총연합회' 출범식 참석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일부 극우 세력에 기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행보에 대해 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쫓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습니다. 영남 지역구 의원도 아니고 지지 기반이 약하다 보니까 장 대표를 좋아하는 강성 지지층이라도 확실히 붙잡자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제와서 중도지향으로 노선을 변경한다고해도 한동훈, 이준석 등 '찬탄파'와 경쟁이 안되니까 자신의 지지기반이라도 지키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입니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하는 등 친한동훈계 핵심으로 있다 갑자기 방향을 바꿔 우경화로 치달았습니다. 최소한의 정치적 신념이나 역사 의식 없는 오락가락 행보가 이제 자기 발목을 잡고 있는 셈입니다.
실질적인 오너이면서 미국 국적자라는 이유로 법망을 피해가는 쿠팡 김범석 의장과 김병주 MBK 회장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정영오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또는 미국에서 자금을 모으려 할 때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내세우고, 한국에 대한 의무가 요구될 때는 외국인이라는 방패 뒤에 숨는 것을 용인하는 건 한국인 자긍심에 심각한 상처가 된다고 개탄합니다. 👉 칼럼 보기
[뉴스룸에서] 조진웅 사태가 남긴 질문 넷
배우 조진웅의 과거 범죄와 은퇴 선언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서정민 한겨레신문 문화스포츠부장은 이 사태와 관련해 여러 논점을 소개합니다. 소년범 이력이 주홍글씨로 작용한 상황과 피해자에 대한 사죄, 언론의 보도 태도, 촬영 작품 공개 여부 등 아직 생각할 거리가 많이 남았다고 합니다. 철학적 난제 앞에서 진영 논리를 작동시키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도 지적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