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막판에 유의해야 할 두 가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가 선거 막판의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이 후보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말실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민주당 주변에서 나오는 '압도적 승리'라는 말도 유권자들에게 오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의 대선 승리라는 목표에 '설화'와 '오만 프레임'이 최대 변수로 등장한 셈입니다.
지난 18일의 첫 TV토론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소재는 모두 이 후보 발언이었습니다. '커피 원가 120원 발언'과 이른바 '호텔경제론' 언급, '셰셰 발언' 등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커피 원가 발언은 이 후보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불법영업을 카페로 전환한 사례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발언의 취지와 사실 관계로 볼 때 상대 후보들의 과도한 공격으로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호텔경제론'은 2017년 대선 때 이 후보가 기본소득과 지역화폐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던 것을 이번에 다시 꺼냈다가 논란이 됐습니다. "중국에도, 대만에도 '셰셰' 하면 된다"는 발언도 이전에 논란이 된 발언이지만 '트럼프 시대' 한국의 외교 방향과 실용외교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꺼냈습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지지율 우위 상황에서 과거의 논란을 정면돌파하려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어려운 경제와 외교 문제를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설명한 것을 문제삼는 건 정치공세라는 점을 환기시키려 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 후보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들 발언이 정치쟁점화됐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커 보입니다. 1차 TV토론에서 상대 후보들은 이를 협공의 소재로 삼았고, 이 후보는 이를 해명하는 데 적잖은 시간을 들여야 했습니다. 김문수와 이준석은 2차, 3차 TV토론에서도 이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토론에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주도적으로 밝혀야 할 이 후보 입장에서 수세적 인상을 보이는 게 득표에 도움이 될 리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중도와 보수층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 후보의 화술이 더 정교해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이 후보는 허위사실공표 위반 혐의 등 말실수로 위기에 빠질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이 후보는 복잡한 정책을 비유를 들어 쉽게 설명하거나 사안을 단순명쾌하게 정리하는 직설적 화법을 자주 구사하는 데, 이는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민감한 현안을 다루는 데선 위험이 따릅니다. 이 후보의 사소한 말 한마디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불안과 비호감을 증폭시키려 하는 경쟁자 입장에선 호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설화'와 함께 민주당이 경계해야 할 또다른 요소는 득표율 전망치입니다.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에서는 연일 이 후보가 득표율 60% 안팎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실제보다 부풀린 전망치를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오만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보수 진영의 위기감을 부추기려는 의도입니다. 이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될 경우 입법부는 물론 행정권력에 대해 견제 세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판세가 불리해지자 '오만 프레임'과 '공포 마케팅'을 동원하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민주당에서는 이 후보 득표율 전망치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는 등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당내 일부 인사들은 사상 최대 득표율, 최다 격차 가능성을 언급해 엇박자가 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이런 태도가 보수 결집을 불러 일으킬뿐 아니라 지지층의 투표율을 낮출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특히 이번 사전투표가 평일에 실시돼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참여율이 저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후보는 절제된 언행으로 지도자로서의 안정감을 심어주고 민주당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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