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위협하는 미 극우

미국 현대차-엘지에너지솔루션 공사 현장 단속의 배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치인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극우 세력의 이재명 정부 공세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습니다. 이번 단속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기조 강화로 촉발됐지만 한국을 표적 삼았다는 점에서 단순히 불법 이민 문제로만 볼 것은 아닙니다. 마가 세력의 한국에 대한 정치 공세와 한미 간 극우 연대의 심각성을 재차 일깨운 사건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 극우 인사들의 특검 통일교 수사에 대한 비난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한미 극우 세력 공조를 차단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시민사회에서 제기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단속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마가 정치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미국 이민국에 직접 신고했다고 밝힌 극우 성향 정치인 토리 브래넘은 "한국 기업들은 조지아 주민을 거의 고용하지 않았다"며 의도적으로 한국을 겨냥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국 기업과 한국을 바라보는 마가 세력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발언입니다. 난민 입국 중단, 불법체류자 단속 및 추방 등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의 중심에 마가가 있고, 그 대상으로 한국을 골랐다는 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미국 이민 당국이 수개월 전부터 내사를 해왔으면서도 한국 정부에 알려주지 않은 것도 심상치 않습니다. 트럼프는 단속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이민자 단속을 보고받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트럼프rk 7일 발언대로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사전에 한국에 알려 조치를 취하도록 했을 거라는 얘깁니다. 트럼프가 여전히 마가 세력의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마가의 인식이 트럼프와 백악관에까지 파고들었다는 건 지난 한미정상 회담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마가 세력의 공세는 한국의 특검 수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입니다. 최근 마가 인사들이 특검의 통일교 수사를 비판하는 발언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습니다.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재명 정부의 최근 정치·종교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이 숨 막힐 지경"이라는 내용의 언론 기고문을 냈고, 트럼프 1기행정부의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한학자 통일교 총재 소환조사 시도에 대해 "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트럼프에 이어 또다시 미국정치권에서 한국의 사법절차에 '딴지'를 걸고 나선 겁니다.

이런 상황은 한미 양국의 극우 종교 단체들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통일교는 문선명 교주 때부터 미국내 보수 성향의 유력 정치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관계를 쌓아왔습니다. 실제 트럼프와 폼페이오, 깅그리치는 통일교와 인연을 맺고 있는 인사들입니다. 통일교가 미국 내 극우 인사들을 통해 국제여론전을 펼치며 특검 수사에 압력을 행사하는 셈입니다. 이와 관련 민중기 특검은 최근 '통일교 변호사'와 면담에서  "통일교 수사가 부담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미 극우 세력 간 연대는 갈수록 강화되는 양상입니다. 지난 5일과 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선 한국내 극우진영을 키우는 '빌드업코리아 2025' 행사가 열렸는데, 여기에 미국의 극단적 마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달 13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마가의 대표적 인사인 고든창, 모스탄과 유튜버 전한길이 함께 하는 '트루스포럼'을 열어 윤석열 인권유린 실태를 알린다는 계획입니다. 이들 행사는 부정선거 음모론과 한국 정부의 교회 탄압 등 이재명 정부 성토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미국 당국의 현대차 공장 급습과 통일교 수사 방해는 마가 세력이 이재명 정부를 위협하는 세력이라는 사실을 새삼 부각시켰습니다. 한미 간 극우 세력이 공조해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 새롭게 외교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데 방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세력이 이 대통령의 정통성을 비판하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주요 변수가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마가 세력의 실체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한국 정치 개입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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