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인사 실패' 반복되는 이유

이 대통령 협소한 인재풀, 보은성 인사, 만기친람식 인사 스타일이 원인

낙마 인사 논란 불거질 때마다 성남 인맥 '비선 라인' 존재 여부에 주목

용혜인 의원 사퇴로 네 번째 장관 낙마자가 나온 가운데, 이재명 정부에서 인사 실패가 반복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건 이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에 이어 인사가 두번째를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거듭되는 인사 참사에 청와대 인사 검증 부실 문제가 집중 부각되지만 그보다 더 구조적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됩니다. 이 대통령의 협소한 인재과 보은성 인사, 만기친람식 인사 스타일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이 대통령의 성장 배경을 보면 학연과 지연을 통한 인맥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어릴 때 경북 안동에서 성남으로 올라와 검정고시를 통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리더이어서입니다. 사법연수원 동기와 성남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 경기도지사 때 함께 일한 소수의 관료 출신이 인적 네트워크의 기반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치에 늦게 입문한 터라 여의도 인맥이 두텁지 않고, 민주당 대표에 오른 뒤에야 일군의 '친명' 그룹이 형성됐습니다. 현재 이 대통령 주변의 권력층이 대부분 이런 유형의 인사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실력과 전문성 보다는 보은성 인사가 두드러진다는 평이 나옵니다. 정부 출범과 함께 이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법조인들이 대거 요직에 기용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현재 대통령실과 정부 기관, 국회 등에 진출한 이 대통령 사건 관련 변호인은 모두 12명에 달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임명직에 배치된 게 특징입니다. 청와대는 법령 해석의 전문가들로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소취소 논란과 맞물려 '사법 방탄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런 인사가 누적돼 이재명 정부 인사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낙마 인사와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비선 라인 존재 여부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치권에선 정권 출범 때부터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 대통령 최측근 입김설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번에 낙마한 용혜인 후보자 지명도 누가 추천했는지를 두고 김 실장 등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용 후보자 논란의 핵심인 장관·의원직 겸직 문제에 대해서도 청와대 공식 라인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서울 강남아파트 부정청약 의혹 등으로 낙마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때도 같은 지적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 대통령 특유의 사람을 고르는 방식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상입니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이 모든 인사를 직접 챙긴다는 얘기가 기정사실로 굳어져 있습니다. 성남 인맥을 통해 추천된 인사 당사자를 이 대통령이 꼼꼼히 따져본 뒤 낙점한다는 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을 맡고, 인사 추천은 인사수석실이, 검증은 민정수석실이 담당하는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최종 인사권자가 직접 사람을 선택해 내려보내면 실무 라인에서 웬만한 하자가 아니면 뜻을 거스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이 인사를 주도했을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국민 눈높이'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의 뜻을 과도하게 내세우게 되면 검증 기능이 소홀해지는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인사 발표 후 국민의 반응과 수용성을 미리 살펴보는 '정무적 판단'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식약처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안도 이런 논란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 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결여된 것이 화근입니다. 이는 후보자 검증의 문제라기보다는 대통령을 비롯한 측근들의 정무적 판단의 실패로 보는 게 합당합니다.

인사 난맥상을 해결하는 방법은 이재명 정부 인사 시스템의 대대적인 점검입니다. 비정상적으로 진행된 부분이 있으면 이를 원칙과 취지에 맞게 되돌려 놓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인사 추천이 정상적 절차에 의해 이뤄지는지부터 시작해 검증과 선정의 총체적 과정을 점검해야 합니다. 이 대통령부터 거듭된 인사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공석인 청와대 정책실장 등 고위 공직 인선이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또다시 인사 문제로 곤경에 처할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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