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내로남불'
4년전 자신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자료 유출 때와는 판이
국힘 대표때, 채상병 사건 공익제보자 강경 대응과도 이중잣대
정치적 반대자들에 가혹한 반면,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한 행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김승원 대 한동훈'의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된 가운데 한 의원의 과거 행적이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한 의원의 당시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자료 유출 수사와 채상병 사망사건 당시의 공익제보자 대응 등의 이중적 태도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해선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반면에 자신의 언동에 대해서는 관대한 내로남불식 행태가 이번 김승원 후보자 의혹 제기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의혹과 관련된 자료 출처 논란은 4년 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도 똑같이 제기됐습니다. 한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했던 개인정보 관련 자료가 언론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논란이 되면서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고위공직자 검증은 언론의 당연한 역할인데 이를 문제삼아 최강욱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과 언론사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그때 언론계와 시민사회에선 언론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한 언론탄압이라며 반발했지만 한 후보자는 경찰 수사를 두둔했습니다. 최 전 의원의 반발에 "가해자가 피해자를 탓하는게 정상적은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사안에 비해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경찰 수사는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후에 본격화돼 당시 윤석열 정권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구심이 많았습니다. 의원실과 기자를 무리하게 엮으려다 보니 수사도 지지부진해 결국 이 사건은 2년 8개월만에 관련자 2명을 약식기소하는데 그쳤습니다. 당시 문제가 된 자료는 한 후보자 개인의 신상자료가 아니라 부동산 양도세 탈루 의혹과 관련된 자료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국민 감정상 용납하기 어려운 부동산 의혹이 자료 유출 논란으로 정작 청문회에선 제대로 추궁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김승원 후보자 의혹과 관련된 공익제보자 논란에서도 한 의원의 내로남불식 행태가 드러납니다. 한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였던 2024년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공익신고자인 김규현 변호사에 대해 국민의힘은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당시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일원이었던 김 변호사는 구명 로비 의혹이 담긴 카톡 대화내용을 공수처에 제보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김 변호사가 채상병 사건 수사단장이었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대통령의 변호인인 점을 들어 '제보공작'이라고 주장하며 공익신고자인 김 변호사의 인적 사항을 낱낱이 공개했습니다.
당시 친한계 의원들도 이런 공세에 적극 가세해 수사를 촉구했고, 당대표인 한 의원도 '채상병 특검법'에 '제보공작'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한 대표가 약속했던 채상병 특검법 국회 처리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다 결국 무산시켰습니다. 이런 행위는 김승원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공익제보자의 신상정보를 공격하자 한 의원이 거칠게 맞선 것과는 딴판입니다. 한 의원은 "공익제보자들을 물어뜯으면 제가 민주당 오빠들의 이빨을 다 뽑아드리겠다"며 격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자신이 폭로한 의혹의 공익제보자는 감싸고, 상대 진영의 공익신고자는 '가짜'라고 몰아붙이는 행태는 전형적인 이중 잣대입니다.
한 의원의 지금 태도는 마치 법위에 군림하는 듯했던 '특수부 검사'의 전형적 모습입니다. 남의 잘못은 가혹하게 들추면서 자신의 그릇된 행위는 문제될 게 없다는 안하무인적 행태가 몸에 배어있습니다. 지난해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한 특검이 여러 차례 한 의원에게 출속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불응한 것도 이를 보여줍니다. 고발사주 사건 의혹 당시 검찰에 자신의 아이폰 휴대폰 24자리 비밀번호를 끝까지 숨기며 수사에 비협조로 일관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타인에게는 공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은 '무오류주의'에 빠져 침묵과 회피를 용인하는 것입니다.
한 의원이 김 후보자 의혹을 제기하면서 외부에 공개돼서는 안 될 대외비인 검찰 기소계획서를 입수해 폭로한 것은 그의 공적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자료 유출로 인해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인 검찰과 당사자가 입을 피해와 불명예는 고려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불리만 따지는 모습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 의원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경찰이 구체적 내용도 근거도 없는 정치적 고발장 한 장을 받고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일은 벌써 까맣게 잊은 모양입니다. 김 후보자 의혹은 의혹대로 규명하되, 한 의원의 불법적 자료 유출 수사도 반드시 규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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