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일주일, 윤 대통령과 '차별화'는 없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 일주일이 지나면서 당초 주목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 나옵니다. 취임사와 비대위 인선, '김건희 특검법' 대응 등에서 윤 대통령이 그간 보인 행보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보수 결집을 꾀하는 전략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윤석열 아바타'라는 한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거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한 위원장은 신년 벽두부터 보수세력 결집에 나섰습니다. 2일 오후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방문해 당초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신년인사회에 참석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대구는 저의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이라며 "대구·경북은 정말 어려울 때 끝까지 지켜준 우리의 기둥"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을 대구에서 진행한 것은 '집토끼'인 지지층 결집 작업을 확고히 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행보는 윤 대통령이 지난주 한남동 관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현직 대통령이 석 달 연속 전직 대통령 한 명을 만난 건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전직 대통령을 대통령 부부의 생활 공간인 관저로 초청해 환대한 것도 이례적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전통 보수층 정서에 구애하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총선 구도를 '정권견제론'에서 '운동권 청산'으로 바꾸려고 전력을 다하는 것도 동일합니다. 한 위원장은 취임연설에서 '86 운동권' 청산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이 기대한 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 의지였지만 연설 내내 이재명의 민주당, 운동권 특권 세력, 개딸 전체주의 공격에 할애했습니다. 비대위원 구성도 운동권 정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주로 비난해온 인사들로 배치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1일 신년사에서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 타파"를 언급한 것은 한 위원장 취임연설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패 이후 '이념' 언급을 자제해왔으나 집권 3년차 첫날에 다시 이념을 화두에 올렸습니다. 대통령실에서 '패거리'에 대한 질문에 "개혁을 방해하는, 이권에만 매몰된 세력"이라고 설명한데서도 '운동권 야당' 프레임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게 분명해졌습니다.
한 위원장에게서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은 '김건희 특검법' 대응에서 확연이 드러납니다. 한 위원장은 1일 신년 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악법'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특검'만으로 총선을 치르는 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건희 특검' 명칭을 '도이치모터스 특검'으로 바꾼 것부터가 소극적 대응을 상징합니다. 여당 일각에서 한 비대위원장에 대해 '총선 후 특검실시'와 특별감찰관 설치 등의 대안 제시를 기대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보수언론에선 신년 여론조사 등에서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의 상승세가 나타나자 "한동훈 효과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떠들썩합니다. 하지만 비대위원장 취임 초기의 '컨벤션 효과'가 반영된 것일뿐 실제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 반응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 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에서 차별화된 대응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지지세가 꺾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망합니다. 결국 한 위원장의 지지율은 윤 대통령 지지율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기회발전특구'에서 근로기준법과 중대재해법의 주요 조항 적용을 예외로 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논란입니다. 헌법에 규정된 노동권을 무력화하는 법률이기 때문입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는 노동 조건을 후퇴시키는 조처는 사회 발전의 저해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개탄합니다. 👉 칼럼 보기
[이종석 칼럼] 대통령이라는 자리
윤석열 대통령이 공동체의 이익보다는 정파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존경한다고 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인의 이익과 국익 사이에서 얼마나 고뇌했는지를 전합니다. 이라크 파병과 한미 FTA 등 고비마다 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이탈할 것을 알면서도 국익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