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조작 기소',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특검 수사와 검찰 미래위, 조작기소 입증할 증거 찾는 게 관건

검찰의 공소취소 요청과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은 또다른 난관

공소취소 이끌어 낼 정교하고 치밀한 특검법 만드는 게 우선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조항 삭제 요구에 이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로 '공소취소' 뇌관이 상당부분 제거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작기소 특검법에 명시된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이 빠지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통한 공소취소도 사실상 불가능해져서입니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이 '공소취소'를 매개로 한 이 대통령 공세도 힘을 잃게 됐습니다. 남은 과제는 조작기소 의혹을 어떻게 규명해 공소취소에까지 이르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실제 공소취소를 이끌어내려면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현 상황에서 공소취소가 가능한 방안은 특검 수사와 '검찰 인권존중 미래위원회'(검찰 미래위) 활동을 통한 진상규명입니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은 대장동사건, 쌍방울 대북송금사건,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등 12개사건에 대해 수사할 수 있도록 명시했습니다. 이중 8개 사건이 이 대통령을 피고인으로 기소한 사건입니다. 앞서 실시된 국정조사에서는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진술회유나, 대장동 일당 남욱의 '강압수사, 진술번복'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이 정적 제거를 위해 검찰권을 악용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만큼 수사가 진행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또다른 갈래는 검찰 미래위 조사 결과입니다. 미래위는 최근 조사 대상으로 19건을 확정했는데, 이중 8건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입니다. 미래위는 대검에 설치된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심의한 뒤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안을 전달하게 됩니다. 진상조사단은 최근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한 검찰 수사팀을 상대로 서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다른 사건은 서류 검토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초 이달 말로 종료 예정이었던 기본 활동 기간을 30일 연장하는 등 조사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특검 수사와 검찰 미래위 조사에서 조작기소를 입증할 만한 뚜렷한 증거를 찾아낼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국정조사에서 수사검사들의 부적절한 수사 행태가 드러났다고 해서 관련 사건의 기소내용 전체가 '조작'으로 판명나는 것은 아닙니다. 증거 위·변조와 핵심 증거 은폐, 허위진술 강요와 회유·협박 등의 객관적 사실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특검이 조작 수사에서 결정적 증거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입니다. 검찰 미래위의 경우 현재 진상조사단 조사가 검찰의 소극적 협조로 별다른 진척은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검 수사에서 조작기소 증거를 찾아낸다해도 검찰이 공소취소에 응할지 불투명합니다. 검사 공소취소는 기소독점주의에 따라 검사만이 할 수 있는 권한인데, 특검이 제시한 증거가 공소취소를 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이를 강요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일각에선 새 공소청법에 명시된 검사 이의제기권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공소청법 8조와 21조는 각각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대해 이견을 제시할 수 있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우려되는 사건에 관해 광역공소청에 사건심의위를 둔다'고 돼있습니다. 해당 검사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심의위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검사가 공소취소를 요청해도 법원이 이를 수용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재판의 종료는 법원이 최종적으로 공소기각 결정을 내려야 마무리되는데, 재판부는 사건의 적법성과 법적 요건 충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그런데, 법조계 일부에선 헌법 84조를 이유로 재판이 중지된 상태에서 공소취소가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통령 재판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는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수행을 보장하는 취지인데, 공소유지 행위가 사실상 멈춰 있는 사건에 대해 공소취소가 적법하느냐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조작기소 의혹이 공소취소로 이어지려면 이런 난제가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특검 수사에서 검찰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증거를 찾아내고 당시 수사 검사들을 기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법원에서도 결국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지 않을 수 없고, 국민 다수도 이 대통령 공소취소에 공감하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현재 발의된 조작기소 특검법을 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다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특검법 처리를 서두르기보다는 실제 공소취소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법안을 만드는 게 민주당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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