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헌금', 왜 민주당에 악재인가
강선우 의원 녹취에 이어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한 탄원서가 공개된 가운데,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 대형 악재가 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드러날 수 있는데다, 당의 공천 관리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 있어서입니다. 관련 수사가 지방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진행되는 것도 여권으로서는 불리한 대목입니다. 공천 과정에 돈이 오간다는 건 구태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를위협한다는 점에서 여권은 단호하고 엄정하게 이 사안에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번 사안의 심각성은 2022년 지방선거뿐 아니라 2020년 총선, 나아가 2024년 총선까지 연결돼 있다는 점입니다. 강 의원 사건은 2022년 지방선거 공천과 직접 관련돼 있고, 김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요구 의혹은 2020년 총선 직전에 발생했습니다. 김 전 원내대표 탄원서 논란은 2024년 총선에서 공천 탈락에 대한 불만으로 터져나왔습니다. 일각에선 공천 의혹의 당사자인 김경 서울시의원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런 이유로 경찰 수사가 단순히 강 의원과 김 전 원내대표 돈 수수 여부에 그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강 의원 사건의 경우 부적격자인 김경 서울시 의원으로부터 1억원이 전달됐고, 당 공관위가 이를 인지했음에도 공천이 강행됐습니다. 당시 녹취 당사자로 공관위 간사였던 김 전 원내대표가 공천 결정을 위한 회의에 불참한 것도 의문입니다. 공관위원장과 다른 공관위원들은 물론 그 '윗선'까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당사자에 국한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탄원서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당대표실에 전달됐습니다. 당시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었습니다. 이 탄원서는 당대표실에서 윤리감찰단으로 갔다가 다시 예비후보 검증위원장이었던 김 전 원내대표에게 넘어갔습니다. 윤리감찰단에서 제대로 감찰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의혹의 당사자에게 탄원서가 건네졌다는 점에서 부실 대응 문제가 제기될 공산이 큽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 대통령에게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폭로 당사자인 이수진 전 민주당 의원은 "당시 김현지 보좌관이 (당대표에) 보고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안팎에선 김 전 원내대표의 공천 과정에서의 역할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2024년 총선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예비후보 검증위원장, 공천심사위 간사, 경선관리위원장 등 공천 요직을 도맡았습니다. 당시 공천의 막후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인지라 수사가 진행되면 예기치 않은 사실이 터져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이번 강 의원 녹취에서 드러났듯 김 전 원내대표가 공천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내용을 녹음으로 남겼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 있는 셈입니다.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이 악성인 건 무엇보다 그간 당이 내세운 도덕성과 윤리의식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입니다. '명태균 게이트'에서 드러난 국민의힘 공천 비리와 다른 게 뭐냐는 비판이 당연히 따라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직접 노골적으로 '선거자금 상납'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김건희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자랑하던 '시스템 공천'에도 허점이 노출됐습니다.
이번 사건이 6월에 실시되는 지방선거 공천이 시작되는 시점에 발생한 것도 우려를 더합니다. 원래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는 경선 탈락자 등으로부터 투서와 민원이 빗발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사태로 혼탁상이 극심해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경찰 수사 진행과 맞물려 자칫 지방선거의 전체판을 그르칠 수도 있는 형국입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민주당으로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탈당, 징계와 상관없이 당 윤리감찰 조사 결과를 신속하게 내놓고, 공천 시스템 전반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실망을 생각한다면, 현 상황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인식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실용주의로 무장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안정세를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는 윤석열 정부와 달리 민생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겠지만, 민생이 직면한 위기를 풀 수 있는 대안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지금처럼 '고용과 분배가 없는 성장'을 지속하면서 민생이 직면한 위기를 완화할 방법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 칼럼 보기
[미디어세상]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현대자동차 회장 장남의 음주운전 사고 관련 기사를 언론사들이 삭제, 수정한 것이 논란입니다. 정연우 세명대 명예교수는 정권의 언론통제 수단은 조금씩 무뎌진 녹슨 칼이 되어가고 있지만, 광고주의 요구는 훨씬 생생하고 압박으로 다가온다고 지적합니다. 언론자유를 침해한 현대차 측과 공범 혐의가 짙은 내부 협조자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한다고 질타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