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의 '신천지 딜레마', 정공법밖에는 없다
임박한 민주당 신천지 의혹 조사 결과 공개, 계파 갈등 분수령 전망
집단가입 규모와 시점 확인했지만 전당대회 개입 여부는 확인 못해
전당대회서 의혹 첫 제기한 김 대표, 투명한 공개, 수사 의뢰가 해법
더불어민주당의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 조사 결과 발표가 3일 예정된 가운데, 이번 사태가 당내 갈등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입니다. 친청(친정청래)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김민석 지도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계파 갈등의 확산 여부가 달려있습니다. 오는 24일 취임 100일을 앞둔 김 대표로서도 신천지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치권에선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이번 조사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수사 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 대표의 딜레마는 민주당 자체 조사 결과의 한계에 있습니다. 당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번 조사에서 신천지 당원 가입 규모와 시기 등은 어느 정도 밝혀냈지만 집단가입 경위나 동기 등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천지 교인의 집단가입 정황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전당대회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는 별도로 입증해야 하는데,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집단가입과 관련해 당내 인사와의 관련성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특정 계파와의 연계나 선거 개입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최초 의혹 제기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대표의 고민입니다.
애초 신천지 당내 조사는 명확한 실상을 가려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원 명부 확인 과정을 통해 신천지 교인으로 의심되는 이들의 대략적인 규모와 시기 등은 추정할 수 있지만, 그밖에 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어서입니다. 자발적인 진술이 아닌한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할 수도 없고, 배후 여부를 가리기 위한 통신 기록 조회 등 최소한의 수단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객관적 사실관계를 말끔히 규명하려면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는 수밖에 없지만, 지도부로서는 당원 명부를 수사기관에 내주고 자발적으로 수사받는 상황은 피하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내에서도 이럴 거면 신천지 의혹을 왜 제기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천지 의혹은 지난 8·17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가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당시 김민석·송영길 ‘친명(친이재명)’ 후보 2명과 정청래 후보가 다투는 구도였기 때문에, 이런 의혹 제기는 자연스레 정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진상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당대표 선출 후 당내에 기구를 만들어 조사를 맡겼습니다. 이후 당 기구가 조사 결과를 김 대표에게 보고했으나, 한달이 넘도록 대외공개는 물론 당내 보고조차 머뭇거리다 논란이 커지자 의원총회 보고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신천지 사태는 이미 어엎지러진 물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신천지 집단입당 의혹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 문제가 당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사태를 축소하자는 분위기도 있지만, 그럴 경우 더 큰 의혹과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든, 과장·왜곡·거짓이 있었음이 확인되든 합당한 수준에서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응이 다수입니다. 어느 경우든 김 대표의 사과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정당 개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종교단체가 정당에 조직적으로 가입해 영향력을 행사하려했다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흔드는 중대범죄입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과 총선 등을 앞두고 5만명이 넘는 교인에게 입당을 강요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민주당도 규모 등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교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려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기자회견 등에서 "정교분리 원칙은 정말 중요한 헌법적 결단”이라며 “이를 어기는 행위는 헌법과헌정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원칙이 통일교·신천지 연루 의혹에 휩싸인 야당에만 적용되는 것일 수는 없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신천지 연루 사실은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 하고,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조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소모적인 계파 갈등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계파의 유불리만 따지다 모든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김지용 중수청장의 연이은 국무회의 참석으로 수사 독립성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김정필 한겨레신문 사회부장은 김 청장이 국무회의에 발을 들이는 순간 '공정의 외관'에는 흠집이 났다고 지적합니다. 실질 못지 않게 공정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한데, 임명과 동시에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말씀'을 열심히 받아 적는 모습까지 노출됐으니, 세간엔 '중수청장은 대통령 말에 움직이는 사람'의 실루엣이 짙게 드리워졌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양승훈의 인터페이싱] 우리가 불러온 사람들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 경제에 크게 도움 안 된다"는 이재명 대통령 발언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양승훈 경남대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나 다문화가족 우대 폐지 검토나 최고위직 의사결정자가 개입하면 정치적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미묘한 상황을 놓쳐 괜히 잘 작동하던 현장의 유연한 제도 운영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한국은 이주민 없이는 생산과 재생산 모두 유지가 어렵다는 현실을 알아야 한다는 얘깁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