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의 탐욕', 종말을 고하다

윤석열 부인 김건희가 6일 특검에 소환되면서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던 그의 탐욕이 종말을 맞았습니다. 윤석열 뒤에서 호가호위하며 '대통령 놀이'에 빠져 있던 김건희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아무도 손대지 못하는 '불가촉 성역'으로 군림했던 김건희의 베일이 특검에 의해 벗겨지게 된 셈입니다. 김건희의 모든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엄히 단죄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건희의 비극은 최소한의 공적 의식 부재, 윤리관 결여, 자기 위치 파악 부족 등에서 기인합니다. 그의 이런 성향은 윤석열 출마 당시 대선 캠페인 때 이미 싹이 보였습니다. 유권자들을 경악하게 한 '개 사과 파문'이 첫 신호였습니다. 윤석열이 전두환을 찬양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SNS에 애완견에 사과를 건네는 사진을 올렸는데, 뒤늦게 김건희 작품으로 밝혀졌습니다. 김건희가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입니다.

유튜버와 대화에서 나온 "내가 정권을 잡으면" 발언은 김건희의 권력욕을 보여준 또다른 단면입니다. 그가 이렇게 호기있게 나선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현재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은 윤석열 부부뿐 아니라 김건희의 오빠와 모친, 오빠의 장모, 모친의 동업자 등 일가족이 망라돼 있습니다. 윤석열이 일찌감치 "선거는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했던 건 이런 연유였습니다. 대선에서 자신의 지분이 크다고 여긴 김건희가 거리낌 없이 욕망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겁니다.

윤석열 집권 초기부터 대통령실 주변에서 'V0' 'V1' 얘기가 나온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김건희 라인' '십상시' '7간신'이란 말이 돌았고, 고위공직자 인사 개입설이 자주 흘러나왔습니다. 집무실에서 결정된 인사가 윤석열 퇴근 후 한남동 공관에서 뒤집혔다는 소문까지 퍼졌습니다. 인사뿐 아니라 선거 공천, 국정 운영에 관여한 정황도 잇달았는데, 그 통로가 된 김건희 비화폰은 정권 초기 지급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게 쌓이고 쌓여 '진짜 권력 서열'이 자연스레 형성됐습니다. 김건희의 야간 마포대교 순시는 '대통령 놀이'의 정점이었던 셈입니다.

김건희의 윤리 의식 결여는 명품 선물에 대한 집착에서도 확인됩니다. 윤석열 정권 내리막길의 시작인 디올백 수수는 탐욕의 한 조각에 불과했고, 통일교로부터 받았다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행방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첫 해외순방에서 착용했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는 "빌렸다"에서 최근엔 '모조품'으로 둔갑했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단두대에 끌어올린 '다이아몬드 목걸이 스캔들'을 방불케 하는 김건희의 사치와 낭비벽은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김건희가 망친 건 그의 일신에 그치지 않습니다. 김건희를 지키려고 국가 제도가 무너지고 정치가 망가졌습니다. 검찰, 감사원, 권익위가 무용지물이 됐고, 국민의힘은 특검에 결사반대하며 김건희 옹호당으로 전락했습니다. 김건희란 이름이 전면에 대두되면서 '법앞의 평등'은 교과서에나 존재하는 문구가 됐습니다. 법치주의와 국가의 시스템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김건희와 윤석열이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김건희에게는 적어도 세 차례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약속이 첫번째 기회였고, 집권 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제기된 제2부속실 설치가 두번째, 명품백 수수 관련 특검 수용이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김건희는 이 모든 기회를 걷어찼고, 결국은 벼랑 끝에 섰습니다. 처벌은 불가피하지만 이제라도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모든 의혹을 해명하고 겸허한 자세로 법앞에 서야 합니다. 그게 한때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는 행동일 것입니다.

[아침햇발] "김건희와 통화 한번 못 해 다행이다"

피의자 김건희의 특검 출석으로 숱한 의혹의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한겨레신문 황준범 논설위원은 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정황들은 '지난 3년간 대한민국이 김건희의 나라였구나'라는 탄식을 거듭 자아낸다고 말합니다. 나열하기도 숨가쁜 의혹들의 넝쿨이 본격적으로 끌어올려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칼럼 보기

[뉴스룸에서] 크게 기대할 것도, 불안할 것도 없다

여당의 노란봉투법 추진에 재계의 반발이 거셉니다. 한국일보 이진희 논설위원은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더라도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지적합니다. 경영계에선 파업 증가를 우려하지만 무노동무임금을 꺼린 노조의 비이성적 파업이 늘지 않을 거고, 재계에서도 결국 대부분 소송까지 갈 거라는 겁니다. 특히 비정규직은 노란봉투법의 혜택을 입기는 어려울 거라고 우려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