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김건희 진짜 풀려날라
대법관 부족 핑계 대며 판결 미뤄 김건희 구속만료 석방 가능성
전원합의체 회부된 김건희 사건, 한덕수·이상민 판결 바뀔 우려
초유의 '패싱 제청' 사태,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의도 활용된 듯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 파문으로 후속 절차 진행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구속중인 김건희씨가 석방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나옵니다. 현재 김씨 재판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돼있는데 대법원이 대법관 부족을 핑계로 판결을 미루면 그새 김씨가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날 수 있다는 겁니다. 조 대법원장이 이런 사정을 알고 김씨를 '인질'삼아 대법관 제청을 밀어붙인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김씨 판결과 함께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한덕수 전 총리와 이상민 전 장관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김씨는 현재 두가지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황입니다. 징역 4년이 선고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사건 2심과 징역 7년이 선고된 '매관매직' 사건 1심입니다. 하지만 확정판결 전이어서 미결수 신분으로 서울남부구치소에 구금돼 있습니다. 문제는 구속기간입니다. 구속 기간은 심급별로 2개월씩 총 세번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최대 6개월까지만 구속할 수 있습니다. 김씨의 항소심 판결은 4월 28일 이뤄졌으므로 상고심 단계 구속기한은 10월 28일이 됩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단이 뒤로 밀리면서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특검법은 3개월 이내에 상고심 선고를 하도록 돼있고, 대법원 소부도 당초 7월중에 판결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을 두고 하급심에서 유무죄가 엇갈리면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회부를 결정해 판결이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물론 김씨 구속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매관매직 2심 선고 기일이 9월 22일로 잡혀 있는데, 이 재판에서 김씨에게 유죄선고를 하면서 직권구속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김씨 구속만기를 한달 여 앞둔 시점에서 미리 풀려날 것에 대비해 법정구속을 결정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상황이 더 꼬인 건 조 대법원장의 전례없는 대법관 '패싱 제청'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13명의 대법관(법원행정처장 제외)으로 구성됩니다. 이흥구 대법관이 9월 초 퇴임하면 이미 퇴임한 노태악 대법관까지 포함해 두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됩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관의 3분의 2 이상이 참여하면 심리가 가능하지만 2명의 대법관이 빠진 상태에서는 원활한 진행이 어렵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이런 계산을 하고 대통령과의 사전 협의를 무시하면서까지 제청을 강행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어쨌든 대법원에선 제청을 했으니 후임을 결정하지 않아서 생기는 재판 지연 책임은 대통령이 부담하라는 속셈이라는 겁니다.
조 대법원장의 의도대로 고민에 빠진 건 청와대입니다. 청와대는 사전 조율이 없었던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만 제청을 반려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닙니다. 재제청 요구를 받은 조 대법원장이 새 후보자를 제청하지 않고 마냥 시간을 끌거나 또다시 자신이 원하는 후보자를 제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다시 후보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해 '제청→거부→재제청'의 도돌이표가 반복될 여지가 큽니다. 어느 쪽이든 대법관 공백 장기화와 이에 따른 재판 차질은 불가피합니다.
우려되는 대목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지연 뿐 아니라 판결 내용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사태의 바탕에는 조 대법원장이 선호하는 인사들로 대법원을 채우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현재 대법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은 3명에 불과하고, 이흥구 대법관이 퇴임하면 2명이 남습니다. 나머지 10명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 시절 임명된 대법관들입니다. 지금도 보수 우위 구도가 뚜렷한데, 여기에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인사들이 가세할 경우 편향적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김건희 판결과 한덕수·이상민 상고심 재판 결과도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김건희 재판에서 명태균 여론조사를 놓고 1, 2심은 무죄를 선고한 반면, 윤석열·오세훈 1심은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법리적으로나 국민 상식으로 보면 유죄가 맞지만 대법관들의 성향상 무죄를 선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덕수·이상민 판결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일부를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결국 이번 '패싱 제청' 사태는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고려의 수단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조희대 대법원' 체제에 대해 끝까지 감시의 눈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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