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논의, 다시 시작할 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보유세 인상에 여지를 둔 가운데, 이번 기회에 유예됐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의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드러내는 것과 함께 주식시장에서도 세제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윤석열의 '부자 감세'로 재정 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서 증세 등으로 나라 곳간을 채워야 할 필요도 커졌습니다. 시민사회에선 코스피 6000 시대를 열어젖힌 지금이 자본시장 선진화를 실현할 적기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으로부터 실현된 소득에 과세하는 세금입니다. 현행 주식과세는 거래세 중심인데, 주식을 팔 때마다 매도 금액의 0.2%를 내야 하는 증권거래세는 이익이 나든 손실을 보든 부과된다는 점에서 불합리합니다. 소득 규모와 무관하게 같은 세율을 적용하니 역진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금투세는 금융투자로 얻은 순이익이 5천만원을 넘어야 그 초과분에만 과세하도록 설계된 만큼 훨씬 합리적이라는 게 대다수 금융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자산 소득 격차가 갈수록 커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고소득자에 한해 적용하는 것으로 '조세 정의' 취지에도 부합합니다.
당초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했지만 여야가 2년 유예에 합의해 2023년 시행할 예정이었습니다. 당시 여야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걷는다는 조세 원칙에 따라 금투세를 도입하되, 대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는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수십년 전부터 시행해온 주식 양도차익 과세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조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돌변했습니다. 취임 직후부터 '부자 감세'에 집착한 윤석열은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증시 침체 등 부작용을 초래할 제도"라며 다시 2년 유예를 선언했다가 2025년 1월로 예고된 시행 직전에 아예 금투세 폐지 방침을 밝혔습니다.
문제는 당시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막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민주당 내에서도 금투세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찬성했습니다. 민주당은 "세계적인 추세와는 반대로 역주행을 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류는 이재명 당 대표가 도입 신중론으로 선회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증시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 결국 민주당은 증권거래세를 더 낮추는 조건으로 금투세 시행 폐지에 동의했습니다. 불과 시행 한 달을 앞두고 폐기 수순을 밟게 된 셈입니다.
당시 시민사회에선 윤석열 정권보다 이를 수용한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거셌습니다. 차기 대선을 바라보는 이 대표가 근거가 부족한 '증시 폭망설'에 기댄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에 편승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런 주장은 지금의 상황에 비쳐볼 때 180도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조기 대선으로 당선돼 정치적 변수를 의식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 근거로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고 한 것도 지금의 증시 상황에 비쳐보면 맞지 않습니다. 당시 2500대였던 종합주가지수는 현재 600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당시 언급했던 "한국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도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으로 해소됐습니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공포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이미 드러났습니다. 주요국들은 모두 세금을 거둬도 주식시장이 멀쩡한데 한국 시장만 폭락한다는 건 현실을 왜곡한 것일 뿐 아니라,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최근 증시 호황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독일과 대만을 뛰어넘어 세계 8위에 올랐습니다. 외국 주요 평가기관들도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에서 금투세 폐지를 옹호했던 의원들은 '코스피가 4000대에 가게 되면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6000선을 넘나드는 상황임에도 이 대통령은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민주당도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근로소득·사업소득·이자소득 등에는 모두 세금이 부과되는데, 금융투자소득만 예외인 상황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주식시장 정상화입니다. 이제 더는 금투세 논의를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공소청, 중수청법이 제정됐지만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거센 논란이 예고돼 있습니다. 박용현 한겨레신문 대기자는 보완수사권 논쟁의 핵심은 결국 '수사기관을 견제하고 기소에 관한 결정을 하는 검사가 수사에까지 발 담그는 게 맞는가'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검사의 수사권은 기소권과 결합해 남용의 위험성이 훨씬 큰데다, 그 위험성을 입증한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역사와 현실] 후퇴하는 미국 민주주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빌미로 중간선거를 연기할 거라는 전망이 솔솔 나옵니다. 장문석 서울대 서양학과 교수는 현실성 여부보다 이런 시나리오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트럼프 시대 미국 민주주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게 더 걱정스럽다고 말합니다. 트럼프가 전제적 지배로 기울어가는 신호의 발신에도 많은 미국인들이 발언을 꺼리는 상황이 민주주의 후퇴를 실감케 한다고 우려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