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부활', 검사들만 웃는다
정부 검찰개혁추진단이 12일 입법예고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에 대한 법조계와 시민사회 반발이 거셉니다. 법안에 당초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방향과는 동떨어진 내용이 다수 포함돼서입니다. 중수청은 수사 범위가 검찰보다 확대되는 등 기존의 검찰청 구조와 다르지 않고, 공소청도 검찰총장이란 명칭이 그대로 유지될 뿐 아니라 보완수사권도 부여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법안을 마련한 검찰개혁추진단이 애초 법무부와 검찰에서 파견된 검사들 위주로 구성된 것이 문제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가장 큰 논란은 중수청 조직의 이원화입니다.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출신의 '전문수사관'으로 나눠 조직을 운영한다는 건데, 검사와 검찰수사관으로 이원화된 기존 검찰 조직과 같은 구조입니다. 추진단은 현직 검사들의 중수청 전직을 유도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처라고 해명하지만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검찰개혁의 대원칙이 수사와 기소를 한손에 쥐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던 검찰의 힘을 빼려는 건데, 검사들의 진로를 위해 이를 뒤집는 건 모순이라는 주장입니다.
실제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대거 이동할 경우, 공소청과의 유착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수청과 공소청 검사들간에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내용적으로 수사와 기소가 결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중수처 수사 대상이 당초 검찰이 갖고 있던 부패와 경제 범죄 등 2개 분야에서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9대 중대 범죄로 대폭 확대되는 상황입니다. 검찰 특수부를 청으로 승격해 되살리는 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당초 기소만 담당하기로 했던 공소청도 기존의 검찰처럼 수사와 기소 기능을 함께 보유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논란의 핵심인 보완수사권 향방을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로 미루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공소청에 주어질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 2항은 검사가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을 수사할 때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검찰은 이 조항을 근거로 현재 보완수사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소청법에는 형소법의 이 조항을 준용하기로 돼 있어 형소법을 바꾸지 않으면 자연스레 공소청에도 보완수사권이 부여되는 셈입니다.
공소청 수장의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한다는 것도 터무니 없습니다. 정부는 헌법 제89조 16호가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참모총장 등의 임명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검찰총장 명칭을 없애기 어렵다고 하지만, 대다수 헌법학자들은 위헌 논란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헌법상 검찰총장이 명시돼 있더라도 공석으로 임명하지 않은 채 충분히 신설 '공소청장'을 임명할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총장 명칭을 유지하는 게 수사 기능을 남겨두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더 큰 논란은 정부의 법안 추진 과정에서 검찰의 입김이 많이 개입됐다는 대목입니다. 관련 법안은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서 마련했는데, 추진단에는 현직 검사와 검찰 수사관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게다가 추진단을 뒷받침하기 위해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가 구성됐는데, 사실상 자문위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자문위원들은 이에 반발해 13일 사퇴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선 10월로 예고된 검찰개혁안 시행에도 차질이 빚어질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공소청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 등 정작 굵직한 결정은 후일로 미룬 상태인데,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거라는 얘깁니다. 일각에선 중수청을 제2의 검찰청으로 만드는 배후에 봉욱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검찰주의자'인 봉욱 민정수석이 검찰의 목소리를 대변해 검찰개혁을 좌초시키려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간 검찰이 소리 없이 검찰개혁 작업을 지켜봤던 이유가 든든한 뒷배가 있어서였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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