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반성문부터 써라

내란 사태 이후 윤석열 정권이 사실상 붕괴된 가운데 검찰이 여전히 윤석열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그렇다쳐도 윤석열 이첩을 둘러싼 공수처와의 물밑갈등, 경호처장 영장 기각, 법무부의 탄핵심판 입장 유보 등 내란 수사와 탄핵 국면에서 불투명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윤석열 부부와 관련된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지지부진한 것도 의심을 키웁니다. 시민사회에선 윤석열이 구속된 마당에 현 정권의 가장 큰 버팀목이었던 검찰의 자기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검찰은 윤석열 구속 후 공수처에 조속히 사건을 넘겨달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석열이 공수처 수사에 불응하는 등 진술을 못받아내고 있으니 기소를 위해선 빠르게 검찰로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배경에는 검찰이 윤석열 수사에서 성과를 내 조직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입니다. 윤석열은 수사권을 빌미로 공수처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데, 검찰 역시 내란 수사권이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고분고분 조사에 응할지는 의문입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윤석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선 윤석열 수사는 어쩔 수 없어도 국무위원 공범 의혹 등 나머지 수사는 적당히 덮을 거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내란 수사에 임하는 검찰의 태도를 의심하는 또 다른 장면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 영장 반려입니다. 검찰은 김 차장이 경찰에 자진출석했고 재범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합법적 영장 집행을 무력충돌도 불사하며 막으려 한 위험한 인물에 다시 경호업무를 맡기는 게 합당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경찰 안팎에선 검찰이 윤석열 사건을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은 뒤 김 차장을 구속시켜 공을 가로채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검찰이 여전히 윤석열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은 법무부가 헌재 탄핵심판에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은데서도 확인됩니다. 헌재는 국회 탄핵소추 직후인 지난달 16일 법무부에 탄핵심판과 관련한 법률검토 의견서를 요청했습니다.법무부 의견은 심리참고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재판향방을 예측할 가늠자 역할을 합니다. 헌재는 7일 이내에 회신해달라고 당부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선 노무현 탄핵심판에서 법무부는 접수 12일 뒤에, 박근혜 때는 11일만에 헌재 요청에 응한 것과는 현저히 다른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중인 창원지검 검사가 이른바 '명태균 황금폰'을 폐기하라고 시킨 사실이 알려져 검찰에 대한 불신이 한층 커졌습니다. 명씨가 검사로부터 윤석열 부부와 연락을 주고받을때 사용한 휴대전화 폐기를 권유받았다고 법정에서 폭로한 건데, 사실이라면 윤석열과 김건희 범행을 검찰이 대놓고 은폐하려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앞서 검찰은 윤석열 부부와 명씨의 연락 사실을 정리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도 지금껏 덮은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린 윤석열의 내란엔 그동안 그와 김건희의 악행에 철저히 눈을 감아온 검찰 책임이 큽니다. 검찰은 윤석열 정권 내내 권력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어떤 수사·기소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란이 실패한 이후 검찰은 태도를 바꿔 내란세력 처벌에 앞장서는 듯하지만 조직보호 본능일뿐 본질적으로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지금도 검찰 수뇌부는 윤석열의 총애를 받는 친윤 검사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윤석열의 구속은 검찰 조직이 '폐족'이 됐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자성의 목소리가 전혀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향한 탄핵소추에는 한 목소리로 부르짖던 장면을 떠올리면 비겁하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반성없는 검찰에는 해체수준의 개혁외에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김창균 칼럼] '트럼프 완승'으로 머쓱해진 '트럼프 음모론'

윤석열과 극우세력의 부정선거 음모론은 보수언론에서도 경계하는 주장입니다.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은 부정선거를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윤석열 지지층의 부정선거 확신을 비판합니다. 전국 단위 선거 결과 조작의 불가능은 차치하고라도 윤석열이 정권을 쥐는 동안 못 해낸 부정선거 규명을 이제 와서 무슨 수로 하겠냐고 따집니다. 👉 칼럼 보기

[똑똑! 한국사회]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세상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의 주된 동력은 전광훈이 이끄는 기독교 세력입니다. 원혜덕 평화나무농장 농부는 기독교는 독립운동에 많은 역할을 했고, 독재와 맞선 민주화 운동 때도 힘을 보탰다고 회고합니다. 윤석열의 내란이 나라를 이토록 망가뜨리고 있는데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집단이 그릇된 기독교 세력이라는 게 참담하다고 개탄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