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유병호를 수사해야 할 이유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핵심 국가시설 이전을 아무 권한 없는 김건희가 주도하고, 여기에 대통령실과 경호처 등이 총체적으로 연루된 사실을 감사원이 덮어줬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감사를 방해하고 은폐한 최재해·유병호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얘깁니다. 특히 특검이 이들을 기소만해도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는데다, 최 원장 임기가 11월까지여서 그 전에 징계 조치를 내려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최재해·유병호 연루 의혹은 이미 또렷하게 드러난 상태입니다. 유병호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은 감사관들이 의혹의 몸통인 21그램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보고하자 질책하고, 대신 서면조사를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감사팀이 모든 하청업체를 일일이 조사했는데, 유독 김건희가 특혜를 준 것으로 의심되는 21그램만 서면조사로 대체토록 지휘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합니다. 이런 봐주기 감사를 묵인한 최 원장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는 국회에서 김건희 개입여부 조사 질의에 "김 여사를 조사할 근거가 없다"고 방어막을 치는 등 부실 감사를 방조했습니다.

관저 특혜 의혹 감사는 처음부터 봐주려고 작정한 듯 했습니다. 감사원은 윤석열 정권에서 시민단체의 감사요구에도 감사기한을 수차례 연기하며 미루다가 2년이나 지나서야 감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김건희 개입 의혹에 "확인된 게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통령 관저공사는 한남동 이전을 결정할때부터 실제 공사에 이르기까지 각종비리와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관저이전 결정에 무속인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최근 김건희가 관상가 겸 풍수지리가와 자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스크린골프장으로 의심되는 '유령건물'이 들어섰는데도 감사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총체적 부실감사의 중심에 최재해·유병호가 있었던 셈입니다.

윤석열 정부 3년동안 감사원은 윤석열·김건희를 엄호하고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검찰 2중대'로 맹활약했습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과 이태원 참사 감사는 철저히 무마한 반면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사드배치' '탈원전' 등 전 정권 공세의 선봉에 섰습니다.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재판 과정에서도 감사원이 청와대를 겨냥한 압박조사를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표적·위법 감사 논란의 중심에는 늘 '돌격대장'으로 불리는 유병호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유병호가 지난해 윤석열로부터 차관급인 감사위원으로 승진발령된 것도 '보은용'이란 평가가 많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국가·사회적 현안이나 국민적 의혹을 해결해 감사원 신뢰를 높였다"는 터무니 없는 사유를 발탁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이지만 지금 감사원은 마치 정권의 돌격대라도 된 듯 움직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헌법 개정안에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두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그 이전이라도 감사원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유병호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선 특검 수사로 최재해·유병호의 직무부터 정지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집니다. 특검팀이 이들을 기소하면 두 사람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어서입니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감사위원은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있을 때만 면직이 가능하지만, 형사재판을 받는 상황이 되면 해당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되도록 돼있습니다. 감사위원 임기는 4년으로 유병호 임기는 아직 2년 반이나 남았습니다. 특히 최 원장의 경우 오는 11월 퇴임이 예정돼 있어 수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상적으로 퇴임하면 퇴직금과 연금 수령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그 전에 파면으로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얘깁니다.

최근 특검팀은 관저공사를 주도한 21그램뿐 아니라 감사원도 압수수색했습니다. 특검팀은 우선 무자격업체 21그램의 관저증축 공사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지만, 수사가 마무리되면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 의혹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참고인 자격인 감사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게 됩니다. 특검이 감사원을 수사해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칩니다. 감사원은 검찰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특검은 감사원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자세로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것입니다.

[성한용 칼럼] 팬덤 정치, 국민의힘을 집어삼키다

장동혁 의원의 대표 당선으로 국민의힘이 더 강성으로 치달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한겨레신문 성한용 선임기자는 장동혁이 승리한 비결은 강성 당원들의 비위를 맞췄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팬덤정치가 마침내 국민의힘을 집어삼킨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국민의힘의 주도권은 강성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넘어갔다는 겁니다. 👉 칼럼 보기

[경향의 눈] 국민의힘이라는 정치적 추문

경향신문 정제혁 논설위원은 장동혁 신임 대표의 취임 일성은 일종의 반정치 선언이라고 말합니다.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은 포괄정당 노선의 폐기요, 우익 이념정당으로의 재정립선언이라 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윤석열과 김건희를 옹호하는 극우 제1야당은 존재 자체가 정치적 추문이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에 대한 위협이라고 단언합니다. 👉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