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를 주목하라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60대의 투표 행태를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유권자수가 50대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데다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86세대'가 60대의 다수를 점하면서 기존 유권자 지형에 균열이 생기고 있어서입니다. '60대보수'라는 공식이 깨져 정치 성향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두드러지면서 지방선거 판도를 좌우할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이런 변화를 반영해 정치권에서도 기존의 정치 문법과는 다른 새로운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60대 유권자에 대한 인식 변화가 표면화된 것은 2023년 12월 선거 여론조사 방식이 바뀌면서입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가 여론조사 선정·결과 분석을 할 때 종전의 '60세 이상' 분류 기준을 '60대'와 '70세 이상'으로 구분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당시 여심위는 60대 인구의 증가뿐 아니라 '60대와 70대 이상의 정치성향 차이'를 이유로 들었는데, 60대 이상은 보수화된 세대라는 통설과 다른 현상이 투표와 여론조사에서 자주 나타난 데 따른 것입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여론조사에서 60대가 독자적인 집단을 형성한 건 채 3년이 되지 않는 셈입니다.
실제 60대 표심은 이전과는 판이한 양상입니다. 2022년 대선에서 60대는 64.8%가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던져 70대 이상(69.9%)과 함께 윤석열 당선의 최대 공로자였습니다. 하지만 2025년 대선에서는 60대의 48.0%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8.9%)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반면 6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70대 이상(34.0%)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이런 현상은 일관된 흐름입니다. 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60대 지지율은 64%로 현 정부의 핵심 지지층인 4050과 비슷한 수준이고, 민주당 지지율도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60대 정치 성향의 변화를 '세대 효과'로 설명합니다. 통상 특정 세대의 정치 성향을 따질 때 '연령 효과'와 '세대 효과'를 분석 틀로 삼는 데, 현재의 60대는 세대 효과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은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는 경향을 일컫는 연령 효과를 중시했지만 지금의 60대 초중반은 민주화 운동을 직접 경험한 세대라는 특수성이 연령을 뛰어넘는 정치 성향을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런 현상은 60대 가운데서도 민주화 세대로 통칭되는 1960~1969년생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데서도 확인됩니다.
이를 반영하듯 전 세대의 보수화 연령도 늦어지는 모습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령 증가에 따라 보수가 진보를 연속해 앞서기 시작하는 분기점이 60세로 나타났습니다. 1년 전에 보수진보 분기점이 56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해 사이 4세나 높아진 것입니다. 연령 효과가 이처럼 두드러진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86세대(1960년대 출생, 1980년대 학번)의 보수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60대는 인구 규모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행정안전부 집계를 보면 60대 유권자는 800만여명(17.94%)으로 50대의 863만여명(19.34%)에 이어 두번째로 많습니다. 이들은 투표에도 적극적이어서 중앙선관위가 이번 지방선거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84.3%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해 가장 높은 50대(84.8%)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29,30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도 이런 응답과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60대의 부상은 정부 국정 운영과 정당 활동에도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각 정당은 '4050'과 '노년층'의 대립을 두고 지지를 호소해왔습니다. 4050은 주로 민주당을 비롯한 개혁진영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했고, 반대로 60대 이상의 노년층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정당 지지세의 버팀목이었습니다. 하지만 60대의 정치 성향이 진보 우위의 구도로 바뀌면서 이런 접근법이 더는 통용되지 않게 됐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보수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등 보수정당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경고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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